[기고/임지연]방재 체험시설 日 160곳 한국은 1곳뿐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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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적으로 태풍 지진 붕괴사고 등 각종 자연재해 및 인적재해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재해방지 교육과 프로그램, 체험시설 등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은 인적재해를 포함한 재난관리 시스템과 방재정책이 매우 잘 발달돼 있다. 여기에는 일본이 자연재해가 많은 국가라는 특수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소홀한 재해방지 태세의 핑계가 될 순 없다.

국내의 방재 관련 체험시설로는 전국에서 한 개의 시민안전체험관이 운영되고 있으나 일본에선 160여 개의 체험시설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재난 및 안전관리 교육을 받음으로써 예방 및 대처활동이 생활화돼 있다. 청소년과 시민, 단체나 가족단위 또는 개인별로 방재교육과 체험활동 시설을 잘 갖추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안내한다.

일본을 포함한 외국의 청소년 방재정책의 특징은 내용적으로 성인 활동과 크게 차별화되진 않지만 교과과정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전국 16개 시도 청소년수련관의 중고교생 425명과 청소년지도자 236명에게 재난방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봤더니 87.4%가 잘 알지도 못하고 참여해본 경험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재해예방 및 대처훈련 프로그램은 필요하며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를 보더라도 방재교육에 대한 의식과 요구 수준은 매우 높지만 실질적인 정책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재해방지 교육에 대해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지진 등 각종 재해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예방교육, 재해발생 시 대응요령 등을 실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피해지역 복구 등의 시민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각종 재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청소년 및 초보자 수준에 맞는 체험코너를 만들어 실제로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재해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온난화 지진 해일 사회재난 핵문제 우주행성 등은 전 지구적인 문제로 세계적 차원에서 방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방재교육과 방재 체험시설을 통해 재해 피해를 줄이고,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귀중함과 공동체 인식을 심어 주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방재 대책이 거의 없는 위험지대가 아니라 전 세계 방재연구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지연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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