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日과 간격 더 벌어지는 對北정책

동아일보 입력 2005-12-08 02:57수정 2009-10-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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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어제 “북한은 외화위조와 마약밀매를 일삼고 있는 범죄정권(criminal regime)이므로 금융제재를 풀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외교관이 ‘범죄정권’이라는 강한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오늘 개막되는 북한인권 국제대회에 대해 “모든 당사자가 참석해 북 주민의 삶을 바꿀 전략을 찾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을 자극할까 봐 대회를 외면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한 우회적인 ‘유감’ 표명으로 들리는 발언이다.

일본 정부는 그제 북한인권대사를 내정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의 반발이 거세 6자회담 속개 여부가 불투명해졌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미일 공조의 실종’이다. 미일 정부가 한국의 역대 어느 정부와도 지금처럼 따로 논 적이 없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주 2020년까지 남북경제공동체를 이루겠다는 ‘한반도 평화경제론’을 내놓았다. 그는 “3년 내로 1000개 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하고, 인력도 3, 4년 내에 30만∼4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 장관의 말이 귓전을 떠나기도 전에 미국은 북한을 ‘범죄집단’으로 규정했다.

일본이 북한인권대사를 두는 것도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럴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는 일본 정부가 ‘6자회담 등을 감안해 한국과 상의해 발표 시기를 조절하는’ 등의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이를 뛰어넘었다면 ‘한국 무시’라고 봐야 한다. 미국과 함께 일본도 대북정책에 있어서 한국 정부와는 분명히 선을 긋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민족끼리’에 취해 북한만 쳐다보는 노무현 정부의 태도가 이런 상황을 부채질했다고 우리는 본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는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자랑했지만 한미, 한일 간의 커가는 간격을 보면서 이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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