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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2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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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만 찍으라면 외국인 선수인 ‘용병의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엔 용병이 4명이나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 외국인 선수는 2명을 넘길 수 없는 게 규정. 게다가 롯데는 페레즈가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방출된 뒤 펠로우가 지난달 23일에야 뒤늦게 합류했고 라이온은 시즌 초 타율 1할도 안되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터.
의아해 하는 기자를 향해 이 단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우리만큼 용병이 토종 선수들과 융화가 잘되는 팀은 드물 것”이라고 했다. 34세인 라이온은 두 살 위인 투수 가득염에 이은 팀 내 두 번째 고참. 대개 용병은 나이에 관계없이 성이나 이름으로 불리지만 롯데 선수들은 그를 ‘라 선배’라고 부른다고.
워낙 매너가 좋고 배울 것도 많아 직계 선배와 다름없이 예우한다는 얘기였다. 선수들은 시즌 초 그가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그가 타석에 설 때마다 ‘안타’를 연호했을 정도.
펠로우는 입국한 지 이제 열흘 남짓밖에 안됐지만 ‘백인 정수근’으로 통한다. 덥수룩한 수염과는 어울리지 않게 누구와도 쉽게 친해질 만큼 오지랖이 넓은 데다 걸쭉한 입담과 제스처가 분위기 메이커 정수근을 뺨칠 정도라는 얘기다.
그러면 나머지 두 용병은 누구일까. 이대호와 최준석이다. 이대호는 192cm에 100kg, 최준석은 185cm에 107kg으로 웬만한 용병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미스터 자이언츠다. 선수들은 이런 그들을 ‘아시아 용병’이라 부른단다.
둘 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에 뛰어들어 4년간 눈물 젖은 빵을 씹다가 올해 일약 클린업 트리오로 급성장한 것까지 똑같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이 단장의 ‘4인 용병론’. 듣고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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