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끝내주는 스토리…TG,챔프전 첫 승

  • 입력 2005년 4월 6일 2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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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웃었다.

TG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애니콜 프로농구 2004∼2005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높이의 우위를 과시하며 KCC에 87-71로 이겼다. 2차전은 8일 원주에서 열린다.

“마음 같아선 4연승으로 끝내고 싶지만 예의상 4승 1패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던 TG의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KCC 신선우 감독도 여유만만이었다. “우리 팀엔 식스맨이 많기 때문에 4차전 이상 가면 체력전에서 우월합니다. 지난 시즌에도 7차전까지 갔으니 TG가 제대로 설욕하고 싶으면 올해도 7차전으로 가야겠지요.”

양 감독의 신경전 속에서 벌어진 경기는 용병 자밀 왓킨스, 김주성을 내세운 TG의 높이와 엔트리를 총동원한 KCC의 인해전술의 대결. 1쿼터에서 18-18 동점을 이룰 만큼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2쿼터 들어 가드 신기성이 살아나면서 TG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을 42-37로 앞선 TG는 3쿼터 들어 KCC의 조율사 이상민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 수비가 뛰어난 추승균까지 4반칙에 묶인 틈을 타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서는 신기성의 3점슛이 터지면서 73-58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TG는 리바운드에서 44-30으로 앞설 만큼 높이의 우위를 만끽했다. 블록슛도 TG가 5개인 반면 KCC는 1개뿐.

TG의 토종센터 김주성은 16점에 리바운드 10개를 잡아내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가로채기 3개에 블록슛도 2개나 기록하며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또 아비 스토리는 28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KCC는 제로드 워드가 26득점했다.

원주=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라커룸]독이 된 KCC 인해전술

KCC 신선우 감독은 TG와의 1차전에서 ‘인해전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TG의 골밑이 강한 만큼 KCC의 장점인 풍부한 선수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

그래서 1쿼터부터 수시로 선수를 교체했고 한번에 3명씩 바꾸기도 했다. TG 가드 신기성을 막기 위해 조성원 대신 신예 이형주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기용했고 센터 왓킨스는 정재근 정훈종이 파울을 아끼지 않으며 번갈아 밀착 마크했다. 신인 최승태까지 전문 수비수로 투입됐다.

KCC는 이런 작전으로 1쿼터에만 4차례 동점을 펼치며 접전을 펼쳤으나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들어 TG의 외곽포와 속공이 살아나면서 조금씩 밀리더니 4쿼터 들어 10점 이상 뒤진 것.

이날 KCC는 출전엔트리 12명 전원을 기용하며 TG(9번)의 3배도 넘는 29차례나 선수를 교체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탄탄하던 조직력이 떨어졌다.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를 많이 기용하는 바람에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도 “2차전에서 똑같이 한 번 더 실험해보겠다”고 말했다. 수 싸움에 능하다는 신 감독의 고집스러운 모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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