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市長을 개로 비하한 공무원노조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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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가 시장을 개에 비유한 사진을 시 전자문서시스템에 올리고, 이 개를 시청광장에서 끌고 다닌 것은 개탄스러움을 넘어 반(反)인륜적인 행위다. 주민 직선으로 뽑힌 시장을 개로 비하하는 것은 청주시장 한 사람을 욕보이는 것을 넘어 62만 청주시민과 1600여명의 시 공무원 전체를 모독한 처사다.

전국공무원노조가 비록 법외단체이기는 하지만 화이트칼라 노조원들의 집합체일 텐데 그 수준이 고작 이 정도라면 어떻게 시민을 상대로 차원 높은 봉사행정을 펼칠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이런 단체가 정식 노조가 된다면 그 폐해가 얼마나 클 것인가.

시장을 개로 비하한 이유는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따라 동절기 근무 시간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1시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안을 개정할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한다.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랐으니 ‘시장은 개’라는 얘기다. 주민에 대한 봉사 의식은 눈곱만치도 없는 천박한 집단이기주의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사기 앙양 대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공무원이 국민에 대한 봉사와 헌신을 기피하거나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든다면 국민의 혈세(血稅)를 받을 자격이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경기 광주시, 부산지역 공무원노조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점심시간 휴무를 선언해 민원인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 또한 옳지 못하다. 서울지역 상당수 구청 직원들도 18일부터 이에 동참한다는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전국의 공무원들은 다시 한번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재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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