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손’ 이상훈 전격 SK행…LG, 1 대 2 트레이드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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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깃머리’ 이상훈(33·사진)이 전격적으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LG는 14일 감독 지시 거부로 파문을 일으킨 이상훈을 SK로 보내고 투수 오승준(22)과 외야수 양현석(27)을 받는 1 대 2 트레이드를 했다.

전날 LG가 트레이드 방침을 확정한 뒤 하루 만에 일이 마무리될 만큼 이날 트레이드는 전격적이었다. SK 조범현 감독조차 “전화 두 번 하고 결정이 났다. 나도 어리벙벙하다”고 말했을 정도.

당초 삼성행이 유력했으나 LG 유성민 단장은 “삼성쪽에서 구체적으로 선수를 제시하지 않고 현금 얘기만 했다”고 설명. 롯데도 관심을 보였으나 트레이드 카드가 맞지 않았다.

이 사이에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팀은 SK. 조 감독은 오전 최종준 단장과 만나 이상훈 영입을 요청한 뒤 LG 이순철 감독과 전화통화로 트레이드를 마무리 지었다.

조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영입하려던 미국 마이너리그 투수 알만자가 이중계약으로 속을 썩이던 차에 이상훈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고 해서 구단에 요청했다. 오승준은 내가 제시했고 이 감독이 왼손 대타요원 양현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웅천과 이상훈을 더블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과 맞바꿔진 투수 오승준은 고졸 4년차로 지난해 2군 북부리그에서 다승왕(9승3패)에 평균자책 2위(2.74)를 기록한 유망주. 1m90, 94kg의 뛰어난 체구에서 뿌리는 140km대의 직구가 위력적이다. 양현석은 지난해 55경기에서 타율 0.226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한 전문 대타요원.

LG 유 단장은 “젊은 유망 투수와 팀에 필요한 왼손 대타요원을 같이 얻었으니 잘 된 트레이드”라고 자평했다.

한편 1993년부터 입어온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벗게 된 이상훈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트레이드는 진작부터 얘기가 오간 걸로 알고 있다. 서로의 오해를 풀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LG를 떠나게 돼 아쉽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15일 SK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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