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최태욱 “일본은 내가 맡는다”

  • 입력 2003년 9월 15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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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공격의 핵’ 최태욱이 1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공을 차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2002월드컵 멤버였던 그는 17일 열리는 일본올림픽대표팀과의 경기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파주=전영한기자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공격의 핵’ 최태욱이 1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공을 차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2002월드컵 멤버였던 그는 17일 열리는 일본올림픽대표팀과의 경기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파주=전영한기자
‘이천수(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도 없고 박지성(네덜란드 아인트호벤)도 없고….’

17일 일본과의 평가전에 올림픽대표팀은 차포 떼고 나가야 하는 처지. 주축인 이천수와 박지성이 소속팀 사정상 합류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래도 15일 경기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일본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가 ‘이’ 대신 ‘잇몸’으로 믿는 구석이 바로 ‘국내 최고의 사이드 어태커’로 성장한 최태욱(22·안양 LG)이다.

최태욱은 7월 일본 원정경기(1-1 무승부)에서 대포알 같은 27m 중거리슛을 터뜨린 주인공.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뛰어난 공간 침투 능력에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중거리 슈팅력이 일품이다.

현재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최태욱은 올림픽대표팀 멤버 중 지난해 한일월드컵 무대를 밟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올림픽대표팀 합류 이후 3골을 잡아냈고 최전방 공격수인 조재진과 호흡을 맞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태욱은 올 들어 달라진 플레이 스타일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더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반쪽 선수로 평가됐던 게 사실. 기량은 최고였지만 몸싸움을 싫어하는 얌전한 플레이가 언제나 약점으로 지적됐다. 부평고 시절 이천수와 ‘쌍두마차’로 고교무대를 평정했으면서도 프로 데뷔 이후 이천수보다 처진 것 또한 실력보다는 ‘끼’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

최태욱은 이 때문에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2군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고 월드컵대표팀에서는 벤치를 지켜야 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쌓이고 배짱이 생기면서 달라졌다.

일본대표팀의 야마모토 마사쿠니 감독이 7월 1차전에서 조병국의 자책골로 패배를 모면한 뒤 한 말은 달라진 최태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태욱은 매우 잘 뛰는 선수다. 충분히 막을 수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수비진이 최태욱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전날 프로리그 출전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것으로 첫날 훈련을 마친 최태욱은 “솔직히 세계 최고의 리그인 스페인 무대에서 뛰는 천수가 부럽다”며 “올 시즌을 마치고 유럽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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