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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7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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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숨은 과외교사는 다름 아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세계 랭킹 1위 소렌스탐은 4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자신이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숨은 공로자로 우즈를 꼽았다. 고향 스웨덴에 금의환향한 소렌스탐은 7일 “다양한 칩샷을 갖춘 우즈에게 쇼트게임을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우즈로부터 전수받은 로브웨지샷을 집중 훈련한 덕분에 쇼트게임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는 것.
소렌스탐은 “우즈는 그린 주변에서 5m, 10m 또는 40m 등 남은 거리에 상관없이 오로지 로브웨지만 사용한 시범을 보이면서 내 그립과 어드레스를 교정해 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또 “우즈가 7번 아이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본 뒤로는 나도 어프로치샷을 할 때 60도 로브웨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브웨지는 자주 쓰는 클럽 3가지 가운데 하나가 됐을 정도라고.
소렌스탐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치지 않는 게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위기에서 살아남게 하는 것은 쇼트게임”이라고 그 중요성을 말했다.
평소 약점으로 지적된 쇼트게임을 우즈의 ‘특강’으로 끌어올린 소렌스탐은 그 연쇄효과로 시즌 퍼팅수가 지난해 평균 29.66개(39위)에서 29.41개(14위)로 향상됐다.
소렌스탐과 우즈는 2001년 ‘빅혼의 결투’라고 명명된 남녀 혼성대결에서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평소 전화 통화도 하며 절친하게 지내온 이들은 올 5월 소렌스탐의 성대결을 앞두고 우즈가 휴대전화로 격려 메시지와 함께 특별 레슨도 해준 적이 있다. 코스 공략법과 보도진의 취재 공세에 대처하는 요령을 가르쳐 준 것.
통산 메이저 6승을 거둔 소렌스탐의 목표는 메이저 대회에서 10승 이상을 거두는 것. 야망을 이루기 위해 그는 무엇보다도 칩샷과 벙커샷을 더 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소렌스탐은 조만간 우즈에게 한번 만나자고 부탁할지도 모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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