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쿠엘류 “세련된 문전처리로 한국축구 업그레이드”

  • 입력 2003년 2월 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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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도 좋지만 자기포지션에서 최상의 능력 발휘하는 강한 정신력 지닌 선수가 더 좋아'
'멀티플레이어도 좋지만 자기포지션에서 최상의 능력 발휘하는 강한 정신력 지닌 선수가 더 좋아'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축구대표팀 신임 감독(53). 그는 세련된 외모와는 달리 엄청난 야심의 소유자였다.

쿠엘류 감독은 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축구철학과 추구하는 전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전임 거스 히딩크 감독(57)이 이뤄놓은 업적이 대단하지만 내가 한국축구를 이끄는 1년6개월 동안 한국 축구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렇다면 ‘쿠엘류 축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쿠엘류 감독은 “강한 체력으로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밀어붙이는 압박축구와 스피드로 공간을 활용하는 공간축구, 여기에 세련된 문전 처리를 가미하겠다”고 밝혔다.

2002월드컵 4강신화의 기틀은 압박축구. 쿠엘류 감독은 여기에 ‘세련미’라는 마지막 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최고의 전술로 반드시 승리하는 팀을 만들겠다” “1년반 후 2006년 월드컵까지 한국팀을 이끌지 여부를 다시 판단해 달라”는 말은 그의 ‘야심’을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그는 “펠레와 마라도나도 은퇴를 했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팀으로 남아있다. 홍명보가 은퇴했다고 해서 한국축구의 수비진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장 1m85를 넘는 체격좋은 한국 수비수 몇 명을 이미 눈여겨 봐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신력을 강조했다.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는 어느 지도자나 좋아하겠지만 이에 앞서 자기 포지션에서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강한 정신력을 지닌 선수가 우선”이라는 말처럼 쿠엘류 감독의 스타일은 ‘우직함’으로 귀결된다.

한편 코칭스태프 구성과 관련, 쿠엘류 감독은 “2명의 코치와 GK 코치는 한국 지도자를, 체력담당트레이너는 포르투갈에서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알림=본보는 5일자부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한글 이름을 움베르토 쿠엘요로 표기합니다. 이는 3일 내한한 그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조영증이 말하는 차이점…“히딩크는 용장 코엘요는 덕장 … 지도스타일 대조적”

움베르토 코엘요(53) 감독은 거스 히딩크(57) 전 감독과 어떻게 다를까.

히딩크 감독 시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맡았고 현재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영증 협회 기획실장은 4일 “히딩크 감독이 적극 추천한 코엘요 감독이기에 두 사람이 비슷할줄 알았는데 성격이나 지도스타일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히딩크 감독은 카리스마가 강했던 반면 코엘요 감독은 주위 얘기를 많이 듣고 참고하는 덕장 스타일이라는 점.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부터 자신이 세운 계획을 밝히고 기술위원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반면 코엘요 감독은 한국축구의 현주소에 대해 먼저 듣기를 원했고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는 것.

전술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체력을 앞세운 정통 유럽식 축구를 선호한 반면 코엘요 감독은 조직력에 더 비중을 두는 스타일. 또 실력만 갖추면 선수 사생활을 문제삼지 않았던 히딩크 감독에 비해 축구학교를 운영한 바 있는 코엘요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히딩크 감독은 애인 엘리자베스를 동반하는 자유분방함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코엘요 감독은 부인과 두 딸 얘기를 항상 입에 올리는 가정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다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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