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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8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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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가 이처럼 검찰 개혁에 착수하려는 것은 그동안 정치 권력에 따라 굴절됐던 검찰을 바로 세워 공명정대하고 흔들리지 않는 법의 수호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것은 법무부와 검찰이 반대한다거나 개혁하려는 내용이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가 아니다. 바로 정치권력이 검찰을 좌지우지하려는 생각을 버려야만 근본적으로 개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몇 년 전 정치권의 부당한 수사 개입에 반발해 검찰을 떠난 한 법조인은 8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인수위가 지름길이 있는데 돌아가고 있다”며 “열쇠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검찰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검찰이 흔들리지 않는 법 집행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독립돼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노 당선자와 그의 측근이 검찰 수사 및 인사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천하면 굳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할 정치권력은 곧 대통령과 그의 측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대검 중수부가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의 이권 개입 비리를 수사할 때 청와대 모 인사가 법무부 장관에게 ‘홍업씨 불구속 수사’ 등 선처 압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은 것은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김 대통령은 98년 취임 직후 법무부의 첫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액자로 만들어져 과천 법무부 청사 2층 복도에 걸려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액자는 ‘대통령이 바로 서야 검찰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노 당선자와 인수위측이 진정으로 검찰을 개혁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검찰을 장악하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이명건기자 사회1부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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