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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8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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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며 언론에 노출되기를 극력 꺼려 그의 언행이나 생각은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전해 듣는 도리밖에 없다. 그는 지인들에게 곧잘 “잘난 아버지를 둔 못난 아들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말을 한단다. 그를 ‘인간 박지만’으로 보지 않고 ‘박 대통령의 아들’로만 대하는 세상의 눈빛이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그는 아버지의 치적과 관련해 “모든 사람이 아버지의 업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겠지만 아버지가 사심 없이 나라를 위해 일하려는 생각 하나는 확실했다”고 평가하고 아버지가 한 일 중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바로 ‘장발 단속’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와 연결시켜 보는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 사업가로 입신하기까지에는 박 전 대통령의 은덕을 입었던 사람들의 보살핌이 있었다. 그는 포항제철에서 나오는 산화 철판을 재가공해 컴퓨터 소재를 만드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코스닥에 등록된 탄탄한 회사다. 그가 구속과 석방이 되풀이되는 삶 속에서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은 데는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도움이 컸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음양으로 지원해 줬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죽음은 시대를 구획하는 역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인간 박지만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어머니는 북한의 사주를 받은 흉한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고 아버지는 술자리에서 부하에게 죽음을 당했다. 최근에는 아내로 삼고 싶은 여자를 몇 만났지만 여자의 부모들이 반대해 가정을 이루지 못하자 상심이 컸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마약 중독은 심각한 정도가 아니고 ‘사생활과 관련한 취향’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댄다고 전해준다. 어찌 됐든 박씨가 이번에는 재활에 성공해 그의 아버지를 따랐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황호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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