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서른일곱살 쿼터백 “나이는 숫자일뿐”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8시 07분


“나는 아직 건재하다.” 노장 리치 개넌이 서른 중반을 훨씬 넘겨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최고 쿼터백으로 우뚝서 20대에 누리지 못했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나는 아직 건재하다.” 노장 리치 개넌이 서른 중반을 훨씬 넘겨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최고 쿼터백으로 우뚝서 20대에 누리지 못했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노장은 죽지 않았다.’

스포츠계에서 선수의 전성기는 길게 잡아도 30대 초반까지. 그러기에 서른을 훨씬 넘긴 노장들의 투혼은 아름답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떠돌이 쿼터백’ 리치 개넌(37·오클랜드 레이더스)이 30대 중반을 훌쩍 넘기고도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 팬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개넌은 2002∼2003시즌동안 13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NFL 최고인 4205야드 패싱을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터치다운패스도 23개를 기록해 20대 중반의 한참 잘나가는 쿼터백들을 보란 듯이 따돌리고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개넌의 맹활약에 오클랜드는 9승5패로 아메리칸콘퍼런스(NFC)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어 지구 1위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NFL 최고의 쿼터백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개넌은 11년동안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킨 비운의 쿼너백. 87년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모두 갖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프로데뷔 후엔 성적이 시원찮았다.

11시즌 동안 백업쿼터백으로 미네소타 바이킹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스, 캔자스시티 칩스 등을 떠돌아 다닌 것이 전부. 94년엔 어깨부상을 당해 NFL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고, 캐나다 풋볼리그(CFL)를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95년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NFL에 복귀했지만 ‘후보’란 꼬리표를 떼어내진 못했다.

그가 재기의 의지를 다진 것은 체조선수 출신인 아내 셸리의 지극한 내조 때문. 셸리는 미네소타 러닝백 출신인 빌 브라운의 딸이다. 고생 끝에 낙아 온다고 했던가. 결국 그는 캔자스시티 시절인 98년 12경기에 출전해 10개의 터치다운을 포함해 2305야드 전진을 이끌어내며 가능성을 보였고 99년 오클랜드에 둥지를 틀면서 뒤늦게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서른이 훨씬 넘어 맞은 전성기이니만큼 열정 또한 남다르다. 후보선수로 지낼 때나 지금이나 그가 체력훈련에 쏟는 정성은 지극할 정도다. 아내는 음식 하나 하나까지 신경을 쓰면서 그의 몸관리를 돕는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개넌. 그래서 그의 투혼은 더욱 뜨겁다.

미식축구 플레이오프는…

‘슈퍼볼을 향해.’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이번 시즌 지구가 개편되면서 플레오프 방식이 약간 달라졌다. 양대 콘퍼런스(AFC, NFC)에서 6개팀씩 12개팀이 포스트시즌을 벌인다.

양대 리그의 지구 1위팀(동,서,남,북 4팀)과 나머지 팀 가운데 승률이 가장 높은 2팀(와일드카드)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지구 1위 4팀을 승률 순으로 다시 순위를 매기고, 와일드카드도 순위를 매겨 1번 시드부터 6번 시드까지 순위가 매겨진다. 지구 1위 4팀 가운데 승률이 높은 1, 2위 팀은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하며 3번시드와 6번 시드, 4번 시드와 5번 시드가 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이어 1번시드가 4,5번 시드의 승자와 만나고, 2번 시드가 3,6번 시드의 승자와 만나는 2라운드를 디비저널 플레이오프(8강전)라고 부르며 그 승자끼리 맞붙는 경기가 콘퍼런스 챔피언십이 된다. 양대 콘퍼런스의 승자가 패권을 놓고 벌이는 경기가 전통의 슈퍼볼.

이번 시즌엔 NFC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그린베이 패커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등 4개팀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획득했다. 그 뒤를 뉴올리언스 세인츠(9승5패)와 뉴욕 자이언츠(8승6패)가 따르고 있다.

AFC에서는 아직 한 장의 티켓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오클랜드 레이더스(9승5패)와 마이애미 돌핀스(9승5패), 앤디애나폴리스 콜츠(9승5패) 등이 3강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8승5패)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한국계인 하인스 워드가 속한 피츠버그 스틸러스(8승1무5패)도 다크호스.

이번시즌 플레이오프는 내년 1월5일 시작해 1월 27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슈퍼볼로 막을 내린다.

NFL 2002~2003시즌 순위(16일 현재)
지구순위AFC NFC
동부마이애미9승5패☆필라델피아11승3패
뉴잉글랜드8승5패뉴욕자이언트8승6패
버펄로7승7패댈러스5승9패
뉴욕제츠7승7패워싱턴5승9패
서부오클랜드9승5패☆샌프란시스코9승5패
덴버8승6패세인트루이스6승8패
샌디에이고8승6패애리조나5승9패
캔자스시티7승7패시애틀5승9패
북부피츠버그8승1무5패☆그린베이11승3패
볼티모어7승7패시카고4승10패
클리블랜드7승7패미네소타4승10패
신시내티1승13패디트로이트3승11패
남부인디애나폴리스9승5패★탬파베이11승3패
테네시8승5패뉴올리언스9승5패
잭슨빌6승8패애틀랜타8승1무5패
휴스턴4승10패캐롤라이나5승9패
☆=지구우승,★와일드카드 확보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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