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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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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현금수송 로봇까지 등장했다. ‘로보캅’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탱크처럼 무한궤도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고, 현금 강탈범을 잡는 고압전류 발생장치와 그물 발사 장치까지 달려 있다.
이 로봇은 경비원의 음성 지시에 따라 시속 4㎞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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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로봇이 서서히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능 로봇은 아직 ‘아톰’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과거보다 한층 발전된 인공지능을 갖춘 경비로봇, 청소로봇, 잔디깍기로봇 등의 쓰임새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허청 신기술 조사회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2002 지능형 로봇 발표회’를 열고 생활 로봇의 국내외 개발 현황과 미래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로보틱스연구조합 신경철 이사장은 “그동안 국내에는 놀이 로봇이 많이 나왔으나 올해 여러 회사들이 시제품 형태의 생활형 지능 로봇을 많이 선보였다”며 “내년에는 생활 로봇 제품이 한국에도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높은 교육열과 폭넓게 보급된 초고속 인터넷망에 맞춰 교육이나 인터넷 기능이 덧붙여진 생활 로봇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회사 중 유진로보틱스는 올해 개발한 교육 로봇 ‘페가서스’의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해 내년 초 상용 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기술도 지난해 청소로봇 ‘아이작’에 이어 올해 전시회, 박물관에서 쓸 수 있는 안내 로봇을 개발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 조이메카, 한울로보틱스 등 여러 회사들이 교육, 청소 등을 할 수 있는 생활 로봇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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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로봇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더 인기다. 이들 나라에서는 인건비가 비싸 로봇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많다.
벌써 청소, 놀이, 교육, 경비, 안내, 간병, 장애인 보조, 잔디 깎기 로봇 등 다양한 생활 로봇들이 등장했다.
미국의 아이로봇사가 올해 내놓은 청소로봇 ‘룸바’는 199달러(약 25만원)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름 35㎝에 높이가 9.5㎝인 이 원통형 로봇은 한번 충전하면 약 1시간30분 동안 스스로 청소를 한다.
영국 로봇 ‘로보독’은 사냥개 모양의 로봇으로 주인이 없을 때 바깥에서 집 주변을 감시할 수 있다. 5살짜리 어린이를 등에 태우거나 장애물을 기어오를 수 있으며, 축구공도 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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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로봇의 꽃은 역시 ‘아톰의 고향’ 일본에서 활짝 피고 있다. 강아지 로봇 ‘아이보’ 등 놀이 로봇은 어른에게도 인기고, 두 다리 로봇 ‘아시모’는 도쿄의 과학미래관에서 연봉 2억원을 받고 안내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건물을 돌아다니며 수상한 사람을 경비실에 알리거나 작은 불을 직접 끄는 경비 로봇도 많이 나와 있다. 일본 미쓰비시 연구소는 일본에서 2010년께 생활 로봇이 본격 확산되고, 2020년까지는 ‘1가구 1로봇’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오상록 박사(지능제어연구센터)는 “첨단 제품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빨리 ‘1가구 1로봇’시대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지능 로봇에 대한 기대가 꼭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사람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만큼 발전할 지 미지수다. 값이 비싼데다 로봇을 장난감이나 공작 기계로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오상록 박사는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 누구도 ‘1가구 1컴퓨터’를 상상하지 못했다”며 “로봇도 머지않아 자동차나 컴퓨터처럼 생활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