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對北교섭 주역 물러난다

  • 입력 2002년 12월 5일 18시 05분


북일 교섭의 물밑 협상을 주도해 온 다나카 히토시(田中均·사진)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승진해 정치담당 외무심의관으로 내정됐다고 일본 신문들이 5일 전했다.

다나카 국장이 외무성 제2인자 자리인 외무심의관에 오르게 됨으로써 승진한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그가 해 온 대북교섭에서 손을 떼도록 하기 위한 인사라고 언론은 분석했다. 이번 인사로 대북정책이 당분간 ‘일본인 납치문제 우선 해결’을 주장하는 강경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나카 국장은 지난해부터 1년이 넘도록 끈질기게 북한과 물밑 접촉을 갖고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전격적인 북한 방문을 성사시킨 주역. 그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북-일 수교의 필요성을 역설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게 함으로써 관계정상화의 밑그림이 담긴 평양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일시 귀국한 일본인 피랍자 5명을 북한에 돌려보내는 문제를 놓고 “북한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일단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돌려보내선 안 된다”고 주장해 온 아베 신조(安部晋三) 관방 부장관 등 강경파의 반발을 사 결국 물러난 것.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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