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글자체-문맥 전혀달라"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9시 18분


국가정보원은 28일 오후 늦게 한나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나라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은 우선 한나라당이 제시한 도청자료 문건이 국정원 보고서 양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문건의 글자체나 문맥이 국정원 어느 부서에도 없는 형태로, 괴문서에 불과하다. 국정원 직원 누구도 그런 문건을 본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또 “내용상으로도 이 문건은 국가기관에서 작성했다고 볼 수 없는 조잡하고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문건은 ‘공작정치에 능한 자들이’ 사설 공작대를 동원해 자체 도청을 실시했거나 일부 시중의 사설 정보지에서 거론되는 정치적 유언비어를 옮긴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국정원의 주장이다.

국정원은 그러면서 “국정원과 전혀 무관한 문건을 도청자료라고 제시한 한나라당은 이 문건이 누가 어디에서 작성한 것이며 어떻게 입수했는지를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국정원 도청설을 최초 제기했을 당시 국정원이 감사원 정보통신부 등 전문기관의 인력과 장비 등을 지원받아 국정원 내 감청관련 제반 시설에 대해 현장검증을 실시해 주도록 국회 정보위원회에 요청한 바 있음을 상기시키며 현장검증 실시를 거듭 주장했다.

국정원은 “한나라당이 현장검증을 외면한 채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지속하며 국가 정보기관을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는 데 대해 심히 유감이다”며 “출처 불명의 문건을 가지고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정보기관의 명예를 훼손한 한나라당 관계자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경대응 의사를 밝혔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