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중학생들 "투표참여" 캠페인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8시 11분


12월1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학생들이 유권자 어른들에게 ‘신성한 선거권’을 반드시 행사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경북 경주시 황성동 계림중학교(교장 김화자·金和子) 2학년 300여명은 최근 사회수업시간에 ‘시민의 권리’라는 내용을 배운 뒤 이같이 어른들의 선거참여를 촉구키로 한 것.

6·13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전국적으로 48.9%로 절반도 안돼 실망한 학생들은 경주역으로 나가 지나가는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조사 결과 △‘후보를 알고 있었다’가 32명 △‘투표장에서 알았다’가 27명 △‘모르고 찍었다’가 41명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어 스스로 만든 전단지 150장에 투표의 필요성을 알리는 내용을 적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한빈(李韓彬·15)군은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낮은 투표율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생각에서 이렇게 나서게 된 것”이라며 “투표일이 공휴일이라고 놀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후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계림중 2학년 선거참여의식 개혁모임’이라는 이름으로 투표참여운동을 펴고 있다. 한경우(韓京佑·15) 군은 “중학생에게 선거권은 없지만 어른들이 후보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가도록 요구하는 것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기말시험이 끝나는대로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공명선거 투표참여’를 주제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 학생들에게 사회참여 활동을 권장했던 김인곤(金寅坤·40) 교사는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선거권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 어렵게 얻어낸 것이라는 교과서 내용을 우리나라 현실과 연결했다”며 “학생들의 뜻이 퍼져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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