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형만한 아우없다”…SK나이츠,빅스에 승리

  • 입력 2002년 11월 7일 22시 52분


선수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경기에서 지면 빛을 잃는 것이 승부의 세계.

그런 점에서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 개막 이후 가장 손해를 본 선수가 SK 나이츠의 리온 트리밍햄(사진)이 아닐까.

개막 이후 6일까지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8.20점. 리그 전체를 통틀어 득점 1위다.

트리밍햄은 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SK 빅스전에서도 양팀 최다인 38점을 뽑아내며 바닥을 기고 있는 팀에 천금같은 1승을 안겼다.

트리밍햄의 진가는 수비에서도 드러났다.

공수 전환시 걸어다니는 법이 없는 트리밍햄은 이날 매치업 상대인 SK 빅스의 ‘탱크’ 조니 맥도웰(14점)을 상대로 5개의 가로채기와 4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박종천 KBS해설위원은 “트리밍햄은 올 시즌 수비자 3초 제한 규정이 처음 생긴 뒤 골밑 인-아웃작전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며 “지난 시즌 용병 MVP였던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버진아일랜드 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간판 스타 팀 던컨을 빼고는 고향에서 자기가 가장 유명하다고 말할 만큼 농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SK 빅스와 나란히 1승4패로 공동 8위에 올라 있던 SK 나이츠는 이날 승리로 뒤늦은 2승째를 챙기며 단독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SK 나이츠는 경기 초반 SK 빅스의 철저한 맨투맨에 막혀 1쿼터를 24-32로 뒤졌다.

그러나 2쿼터 이후 트리밍햄의 꾸준한 활약에 부진했던 김영만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체력 부담으로 출전시간을 30분대에 맞추고 있는 김영만은 이날 23점을 챙겼다.

전날까지 정규리그에서 3점슛 698개를 기록한 SK 빅스의 문경은(26점)은 이날 3점슛 2개를 보태며 프로 통산 최초로 3점슛 700개벽을 돌파했다.

또 무릎부상으로 재활 치료중인 조동현은 2쿼터 중반 올 시즌 처음으로 코트에 등장, 15분21초 동안 6득점하며 재기를 알렸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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