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북한]代를 이은 북한 체육가족 ‘눈길’

  • 입력 2002년 9월 13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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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부위원장(왼쪽)과 아들 정혁씨.
장웅부위원장(왼쪽)과 아들 정혁씨.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는 북한 체육계의 수장인 박명철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68)과 장웅 부위원장(64)이 분단후 처음으로 내한해 남북체육회담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대표적인 체육인 가족으로 박명철 위원장은 넷째딸 혜정씨(29·압록강 체육선수단)가 여자 역도대표팀 감독으로, 장웅 부위원장은 외아들 정혁씨(22·평양시)가 남자 축구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체육부 장관격인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박 위원장은 역도선수로 평양체육대학을 졸업, 체육인 출신으로선 보기 드물게 고위 관료로 초고속 승진했다. 대남 고위공작원이었던 부친이 57년 근로인민당재건사건때 체포돼 2년후 사형을 당하는 비극을 맞이하자 김일성 주석이 박 위원장 일가를 직접 돌보기로 했다는 게 당시 노동신문의 보도. 박 위원장은 또 60년대 일본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역도산(본명 김신락)의 사위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인 역도산의 체격을 물려받아 농구 여자대표를 지낸 모친 김영숙의 피를 타고난 혜정씨는 중고교 시절 예술체조(리듬체조)를 전공한 뒤 조선체육대학에서 역도로 종목을 바꾼 경우. 결국 혜정씨는 북한 역도계의 첫 여자 감독이 됐고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이성희(여자 58㎏급)를 키워냈으며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독창적인 훈련방법을 도입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장웅 부위원장은 북한의 스포츠 외교를 도맡고 있는 국제통이다. 농구선수 출신으로 외국어에 능통한 그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선출됐으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는 남북한 동시 입장의 산파 역할을 했다. 아들 정혁씨는 ‘북한의 야신’을 꿈꾸는 축구팀 골키퍼. 2002남북통일축구대회에도 참가했다. 한편 북한에는 이들 외에도 여자권투의 유망주 이정향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은 3대째 복싱을 하고 있는 것을 비롯,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 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득점상을 받은 이금숙, 여자유도 48㎏급의 기대주 이경옥 등 2세 체육인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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