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삼성 정규리그 우승 고지가 저긴데…

  • 입력 2002년 9월 13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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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는 자’와 ‘쫓기는 자’.

분명히 뒤통수가 간지러운 ‘쫓기는 자’가 불리하다. 하지만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쫓는 자’ 역시 안절부절하기는 마찬가지.

살얼음판 1,2위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 기아와 삼성의 경쟁이 바로 이런 형국이다. 기아는 65승4무42패(승률 0.607)로 1위, 삼성은 64승4무43패(승률 0.598)로 2위. 똑같이 111경기를 소화한 두 팀간의 승차는 불과 한 경기.

하지만 이 한 경기차를 뒤바꾸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삼성이 이기면 기아도 이기고 기아가 지면 삼성도 진다. 기아 김성한감독이나 삼성 김응룡감독이나 상대팀 결과에 따라 매일 ‘일희일비’하고 있다.

6월9일 이후 무려 96일동안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장기집권’중인 기아의 저력은 역시 팀평균자책 공동 2위(3.89)를 기록중인 마운드. 15승으로 다승 공동 2위인 키퍼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해 5연승중인 리오스의 ‘용병 듀오’가 마운드를 철벽처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신인왕 후보 김진우까지 가세, 좀처럼 연패를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기아에도 위기는 있었다. 에이스 역할을 하던 최상덕이 시즌중반 어깨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을 때 투수력에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김감독이 이때 꺼내든 카드가 마무리 리오스의 선발변신. 리오스는 선발로 보직이 바뀐뒤 6경기에서 5승무패로 팀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고무된 김성한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리오스를 계속 선발로 기용하겠다”며 ‘비장의 무기’로 활용할 계획을 굳혔다.

선두 기아를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 역시 다급하다는 사실은 12일 경기에서 증명됐다. 김응룡감독은 잠실 LG전에서 3-3 동점인 5회 선발인 임창용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키는 파격을 보이며 끝내 승리를 일궈냈다. 김감독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한 간절한 욕심을 볼 수 있는 대목.

양팀의 맞대결은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뒤 광주에서 2게임, 대구에서 3게임 등 모두 5차례가 예정돼 있어 ‘최후의 승자’는 이때 가려질 듯. 만약 두팀이 동률이 되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까진 삼성이 8승6패로 우세. 만약 상대전적도 같다면 다득점으로 승부를 가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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