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담배공장 회유공작 갈등

  • 입력 2002년 9월 12일 21시 50분


‘다국적 담배 기업의 회유 작전이다.’ ‘순수한 지원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경남 사천시 진사산업단지내에 공장을 짓고 있는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가 10억원대의 비용이 소요되는 농민회관 건립을 제안한데 대해 농민단체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천지역 농민단체협의회(회장 이균철)는 최근 8개 농민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BAT의 농민회관 건립제안에 따른 회의를 열었으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농업경영인연합회와 낙우회 한우협회 쌀전업농 등 6개 단체는 찬성한 반면 농민회와 양봉회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농민회 등을 주축으로 한 ‘양담배 공장 반대대책위원회(상임대표 최인태)’는 12일 성명을 내고 “양담배 반대운동을 무력화 시키려는 BAT와, 농민회관 건립을 미뤄온 사천시가 농민단체를 대상으로 회유공작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도덕한 농민 이간질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BAT 공장의 철수와 담배회사를 유치한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사과 등을 거듭 요구하면서 찬성 의견을 밝힌 농업경영인연합회에 반성을 촉구했다.

반면 찬성쪽은 “지역 농민의 숙원인 농민회관 건립은 정부 예산이나 농민들의 힘으로는 실현이 어렵다”며 “아무런 조건이 전제되지 않는데도 다국적 기업의 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해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만약 앞으로 BAT와 관련된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 대응하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

최근 정부로부터 담배 제조허가를 받은 BAT는 반발 여론의 무마 등을 위해 여러 가지 지역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AT는 다음달 중순 공장 준공식을 갖고 시험가동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부터 ‘던힐’ 등 연간 2억5000만갑의 담배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신세훈)는 9일 성명을 내고 “국민건강을 해치고 나라환경을 파괴하는 양담배 제조공장 건립을 6500여 문인들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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