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실수 줄여야 진짜 프로

  • 입력 2002년 8월 25일 17시 38분


월가(街)의 유명한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제임스 츠바익은 “주식투자를 양말을 사듯이 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가보다 30∼50% 싸게 세일하는 가게에는 손님이 북적대지만,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는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 말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 공포에 떨며 헐값에 내다 팔기보다는 하락장에서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기회가 왔다며 주식을 사면 주가가 더 떨어지곤 한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슴살을 베어내는 아픔으로 주식을 팔면 주가가 오르고, 물타기를 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시상황에 따라 우왕좌왕하며 사고 팔기를 되풀이하다 보면 원금의 절반 이상이 없어져 버린다.

주가는 매일 오르내리기 때문에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돈을 잃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손실과 실패를 견뎌내고 나와 남의 실패를 거울삼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일이다.

애덤 볼드윈과 매튜 모딘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풀 메탈 재킷’의 훈련소 퇴소식 장면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나온다. 한 조교가 “저 녀석들을 쳐다보면 뭐가 보이나”라고 묻자 다른 조교가 “열에 하나는 진짜 군인이지. 나머지 놈들은 그냥 총알받이야”라고 답한다. 소액투자자(개미)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총알받이가 돼 돈을 잃는 아픔을 겪는 것과 비슷하다.

테니스 경기에서 프로는 점수를 따서 이기는 반면 아마추어는 자신의 실수로 점수를 잃기 때문에 진다. 프로는 강서브(에이스)나 환상적인 발리 샷 등 자신의 실력으로 ‘이기는 게임’을 하지만 아마추어는 서브를 실패한다든지, 상대방이 친 공을 받아넘기지 못해 ‘지는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골프에서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실수를 줄이는 것이며,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도 전략적 실수를 적게 하는 것이다.

날마다 주가가 오르내려 잃는 것이 당연한 주식투자에서도 잃을 때 적게 잃고 딸 때 많이 버는 것(Cut your loss, ride with your gain!)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홍찬선 경제부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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