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의원, 김대업씨에 거액줬다” 한나라, 공작의혹 제기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06분


한나라당은 4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면제 의혹 수사와 관련해 민주당 실세 의원이 의정 부사관 출신인 김대업(金大業)씨의 병역의혹 기자회견을 사주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후보가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최고위원은 4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가 민주당의 모 실세 의원의 사주를 받아 이 모든 공작극을 연출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며 “우리 당은 정치공작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이 실세 의원은 거액을 주면서 김씨를 배후에서 관리해 왔다”며 “이 실세 의원은 김씨의 발언 내용이 조작 과장된 점을 뒤늦게 발견해 국가정보원의 한 국장을 찾아가 관련 자료를 넘겨 달라고 했으나 그 국장은 ‘우리도 갖고 있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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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또 이 후보 아들 병역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울지검 박영관(朴榮琯) 특수1부 부장과 노명선(盧明善) 당시 부부장이 지난해 구속 수감돼 있던 김씨를 검찰 수사에 참여시켰다며 박 부장과 노 부부장을 공무원자격사칭 교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5일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박희태 최고위원은 “이들은 사기범으로 징역 1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 돼 있던 김씨를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매일 검찰청사로 불러 사복을 입히고 수사관 행세를 하도록 한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병역면제 은폐 의혹 진상 규명 소위’ 간사인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김씨 배후의 민주당 실세 의원 개입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이 궁지에 몰리자 막가파식으로 저항하고 있으나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면제는 사실이다”라며 “김씨 같은 무고한 시민을 짓밟는 것은 공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또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병역비리 은폐 의혹 사건의 수사 담당부서를 바꾸라고 검찰총장에게 요구했으나 실패하자 이번에는 수사 담당부서를 초토화하려는 ‘검찰 목조르기’에 들어갔다”며 “병역비리에 대해 이 후보와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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