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韓·美 ‘어닝시즌’ 썰렁

  • 입력 2002년 7월 15일 18시 00분


한국과 미국 기업이 2·4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earning)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의 이번 어닝시즌은 1·4분기 어닝시즌과는 증시 환경이 전혀 다른 가운데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나간 분기 실적보다는 기업들이 내놓는 하반기 전망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힘 빠진 한국의 어닝시즌〓지난주 LG전자에 이어 15일에는 SK텔레콤이 사상 최대의 분기실적을 발표했다. 16일과 19일 실적을 발표하는 포스코와 삼성전자 역시 2·4분기 실적이 1·4분기보다 좋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증시의 반응은 판이하다. 1·4분기 어닝시즌은 축제분위기였다. 삼성전자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4월18일 937.61까지 치솟았다. 기업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미국 증시가 내림세를 계속하자 한국 증시가 미국에서 독립한다는 ‘차별화’ 논의가 한동안 계속됐다. 반면 15일 주가지수가 내림세를 나타낸 가운데 SK텔레콤의 주가도 전날보다 2000원 내린 27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전자 주가도 실적 발표 후 계속 내림세다.

당시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는 투자심리와 돈. 4월처럼 투자심리가 좋고 증시에 돈이 넘칠 때에는 기업 실적 개선이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만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일영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미국 증시가 내림세를 멈추고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이번 어닝시즌이 증시 상승의 확실한 계기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2·4분기 실적보다는 회사 측이 전망하는 향후 D램 가격과 환율 동향 및 이에 따른 하반기 실적에 관심을 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국 어닝시즌은 고백의 시간?〓미국에서도 15일(현지시간) 아메리카 은행을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됐다. 퍼스트콜은 미국 기업의 2·4분기 실적이 2000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이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그러나 “기업들이 실적발표기간을 통해 그동안 대충 넘어가던 회계의 정직성 문제를 고백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시장에 충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미국 주요 기업의 2·4분기 실적 발표 일정
날짜회사
7.15(월)아메리카은행
16(화)인텔 모토로라 애플컴퓨터 GM 존슨앤드존슨 캐터필러 메릴린치
17(수)IBM AMD 포드 보잉 코카콜라 뉴욕은행 델파이 화이자 JP모건체이스
18(목)마이크로소프트 게이트웨이 노키아 EMC 이베이 필립모리스 자일링스 브로드컴
19(금)머크
22(월)텍사스인스트루먼트 벨사우스
23(화)인피니온 루슨트테크놀로지 코닝 듀크에너지 아마존닷컴
24(수)AOL타임워너 듀폰 암젠
25(목)퀄컴 스타벅스
자료: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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