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1000은 아무래도 무리”…올목표 잇단 하향

  • 입력 2002년 6월 24일 17시 48분


미국과 남미발(發) 악재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755선까지 떨어지자 올해 목표 주가를 조심스레 낮추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주가 1,000시대’의 꿈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금리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4강 진출에 따른 코리아브랜드 제고와 경영투명성 등 국내요인만으로는 상승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해외여건이 불투명해 오름폭은 꽤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신경제연구소와 UBS워버그증권 등은 한국 증시가 4·4분기에 랠리(강한 상승)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1,000은 내년에나?〓현대투신증권은 24일 연말 종합주가지수 전망을 950∼1,000에서 900∼950으로 낮췄다. 최정식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불안하고 달러화 하락으로 한국 수출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남미 국가의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외국인의 적극 매수가 힘들 것”이라며 하향이유를 설명했다.

LG증권 박윤수 상무(리서치 헤드)도 “올해 종합주가지수는 1,000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램값 회복지연, 달러화가치의 예상보다 빠른 급락, 통상마찰 가속화 등 예상하지 못했던 3대 악재로 수출이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내수(소비)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제한 등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은행 통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3·4분기 이후의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대우 대신 동양 교보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낮출 예정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D램가격과 정보기술(IT)경기가 회복되고 미국 달러화와 주가하락이 진정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올해 종합주가지수는 전고점(937)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주가지수 단기반등은 가능〓4월 중순부터 2개월여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9%, 코스닥지수는 33%나 급락했기 때문에 단기반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종합주가지수 750선에서 소폭이나마 매수를 하면서 매도를 자제하고 기관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나스닥지수도 바닥근처까지 떨어져 반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과다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해 ‘V’자형의 강한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수출, 반도체 및 IT업황, 국제자금 이동, 해외시장 불안 등 최근의 증시여건은 5월보다 나빠지고 있다”며 “7, 8월에도 2차 상승이 쉽지 않고 9,10월이 돼야 상승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달러화 급락세가 이어지면 다우지수는 9,000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미국 증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계론을 나타냈다.

▽올 여름은 우량주를 싸게 살 기회〓하지만 대신경제연구소는 종합주가지수는 3·4분기 중에 750∼940선에서 등락할 것이나 4·4분기에는 1,1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워버그 증권도 한국 증시는 4·4분기에 강한 상승을 보일 것이어서 올 여름이 저평가된 우량종목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도 “증시가 기간 및 가격조정을 충분히 거치고 있으며 거래대금도 바닥권에 있다”며 “통신 금융 등 내수업종과 소재산업 등 본질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블루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분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증권사별 연말 목표 주가
증권사목표주가(원)
미래에셋8500∼8800
교보증권9000
KGI9700
자료:각 증권사

한국 증시 재료
악재미국 증시 불안〓나스닥지수 1,500 붕괴, 다우지수 9,253까지 하락
미국 달러화 급락·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금융위기 불안
오라클 AMD 등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수익 악화전망
반도체 철강 등에서 통상마찰 심화
D램 가격 및 IT경기 회복 지연
수출증가세 둔화·내수(소비 및 재정)확대 제한
기업이익 3·4분기 이후 하향 조정 예상
고객예탁금 9조7000억원대로 감소(21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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