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구촌 표정]“맘마 미야” 로마 비명

  • 입력 2002년 6월 8일 23시 49분


‘어휴, 안 들어가네.’
‘어휴, 안 들어가네.’
이탈리아 국민이 경악했다.

8일 우승을 내다봤던 자국팀이 크로아티아에 패하자 머리를 감싸안았다.

○…경기 종료 직전 자국팀의 프란체스코 토티 선수의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튀어나오자 발을 동동 굴렀던 로마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후 “맘마 미야(Mamma Mia·엄마야)!”를 내뱉으며 허탈해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로마 거리에는 적막이 흘렀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여자와 어린아이뿐이었으며 평소 토요일 오후 같으면 북적거릴 카페와 피자 가게도 시민들이 식욕을 잃은 탓인지 텅비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부 시민은 패배에 흥분한 나머지 “잘 졌다”며 자국팀의 졸전을 비난했다. ‘카테나치오(빗장)’라고 불릴 정도였던 최고 수준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

프랑스 리그에서 뛰는 세네갈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 뛰는 크로아티아 선수가 많아 이탈리아팀의 강점과 약점이 다 노출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다.

○…심판진의 불공정한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축구팬들은 “선심이 경기 종료 직전 명백히 오프사이드가 아닌 데 깃발을 들었다”고 흥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 선수들은 “선심은 국제경기에 나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동네 축구 심판이나 봐야 한다”고 혹평했다. 이탈리아 토리노로부터 로마로 여행 온 발레리오 콩트는 “무승부가 됐어야 맞다”고 열을 올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북서부 코모시에 사는 이현미(李賢美)씨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거친 경기를 해 부상하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많은데도 주심이 충분히 제지하지 않아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세네갈과의 개막전 패배에 이어 우루과이와의 무승부로 16강 탈락 위기에 처한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충격적인 패배에 동병상련을 느끼는 모습.

이날 이탈리아-크로아티아 경기를 중계하던 TF1 TV의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프랑스팀과 비슷하다”를 연발했으며 다른 언론들도 경기가 끝난 뒤 “프랑스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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