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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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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도심 응원인파 사태에 관계 기관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미국전(대구)이 열리는 10일과 한국-포르투갈전(인천)이 열리는 14일은 더 많은 인파가 이 일대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계 기관마다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5일 오전부터 10일 세종로 일대 교통대책에 대해 간부회의를 열고 묘안을 짜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교통통제 방안〓한국-폴란드전이 열린 4일 오후 8시반경 승용차로 귀가하려다 세종로의 응원인파가 차도를 꽉 메우는 바람에 꼼짝없이 갇혔던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10만명 이상의 응원객들이 쏟아져 나온 세종로 네거리에서는 경기시작 5분여만인 8시35분부터 90여분간 종로구 신문로1가 흥국생명∼세종로 네거리와 세종로 네거리∼종각방면의 도심 교통의 동서축이 완전히 막혔다.
서울시경은 이날 차량통제 계획이 없었으나 응원인파가 몰려드는 바람에 도로가 잠식됐던 것. 이에 따라 다수의 시민들이 다음 한국 경기 때는 “아예 미리 교통을 통제해 일시적인 차없는 거리로 만들자”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경찰의 기본 입장은 세종로 일대를 통제할 경우 서울 시내가 심각한 교통체증에 빠지므로 사전 교통통제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경찰청 관계자는 “남대문과 청와대 뒤편을 잇는 세종로의 남북 방면을 통제할 경우 우회할 마땅한 도로가 없는 데다 남북이 막힐 경우 동서방향마저도 심각한 정체를 빚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은 서울시청 앞에도 전광판을 설치, 세종로에 몰릴 인파를 분산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거리 응원전의 열기를 막지 않으면서 안전과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묘안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응원은 좋지만 시민 일상생활에 피해를 주는 정도가 되면 곤란한 것 아니냐”며 “특히 10일 미국전의 경우 낮 3시30분에 경기가 열려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교통체증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엄청난 민원이 제기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하철 연장운행〓한편 가장 발빠르게 대책마련에 나선 곳은 건설교통부다.
건교부는 5일 월드컵 대회 한국팀 경기가 있는 10일과 14일에 개최 도시뿐만 아니라 다른 대도시의 지하철도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일과 14일에는 개최지인 대구와 인천은 물론 서울 부산 등의 지하철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되며 시내버스 노선도 경기장이나 응원장을 중심으로 변경 운행되거나 증편된다. 건교부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이 대책을 연장 시행할 방침이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