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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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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진천동 성노양로원에서 지내는 박재경(朴在景·86)할머니는 20일 사회단체인 대구 북구 양친회를 방문해 20여년간 삯바느질 등으로 모은 자신의 전 재산 940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기탁했다.
박 할머니는 20여년 전 홀몸이 된 이후 지금까지 어렵게 지내면서 삯바느질, 뜨개질을 하며 푼푼이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젊었을 때 집안 사정으로 공부를 더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려 배우기를 원하는 불우 학생들을 돕기로 결심했다”며 “1000만원을 모아 장학금으로 내려했는데 언제 세상을 뜰지 몰라 지금까지 모은 돈을 우선 기탁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온 게 건강 유지의 비결이라는 박 할머니는 “기력이 남아있을 때까지 바느질 일을 계속해 한 푼이라도 더 모아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양친회 관계자는 “박 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살릴 수 있도록 불우한 가정의 학생들을 돕는 장학금으로 소중히 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