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손회장 "정당한 정치자금 요구만 응하겠다"

  • 입력 2002년 2월 1일 11시 39분


SK 손길승 회장이 앞으로 부당한 정치자금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목된다.

손회장은 1일 사견임을 전제로 "(정치인들의) 정당한 정치자금 요구에는 응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응하지 않겠다" 며 "올해 대선에서는 국가발전에 대한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최한 금요조찬대화에 참석, 질의응답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정치권의 자금지원 요구문제에 대해 "요즘 기업치고 `이것 좀 봐주시오'하고 자금을 주는 곳은 없고 다만 `우리를 나쁘게만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것" 이라며 "과거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정당한 요구에만 응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감정에 휩쓸려있고 이성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며 "경조사 때문에 종합병원에 가더라도 어느 집에는 들르고 다른 집에는 들르지 않으면 몹시 섭섭해하지 않느냐" 고 빗댔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이런 국민정서 속에서는 정치자금을 합리적으로 지원하기 매우 어렵다" 며 "다만 자유민주주의 창달에 관한 정치적 비전을 갖춘 분이라면 재계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대선에서는 각 후보가 과연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전과 실천력을 갖고있는 지를 주의깊게 볼 계획"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는 정치 관료 엘리트와 기업 엘리트간에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며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희생양'을 만들려 하고 정권만 바뀌면 기업인들이 곤욕을 치르게 된다. 정치와 기업 엘리트들이 수시로 만나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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