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도 맞춤시대…주방용서 프리젠테이션용까지

  • 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13분



‘컴퓨터(PC)도 나에게 꼭 맞는 것으로 골라 쓰자.’

성능이 아니라 나이와 목적에 걸맞은 PC를 고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원을 켜지 않으면 오디오가 되거나 TV를 볼 수 있는 PC, 숫자 자판이 강화된 PC, 주부용, 아동용 PC까지 선택의 폭은 다양하다.

‘퓨전 PC’라고 할 수 있는 이들 PC가 인기를 끄는 것은 ‘1가구 다(多)PC’ 시대가 왔기 때문. 가정 내 PC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데스크톱 PC를 여러 대 구입하는 대신 특수 기능을 지닌 PC를 따로 사는 추세다. PC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앞으로 가정 내 전자제품 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PC의 퓨전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삼성 삼보 LGIBM 등 국내 주요 PC메이커들이 최근 앞다퉈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PC 한 대로 오디오,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재생, TV, 영상편집까지 즐길 수 있는 ‘매직스테이션Q’를 선보였다.

‘엔터테인먼트 PC’로 불리는 이 제품은 모니터만 빼면 PC 같지 않게 생겼다. 컴퓨터를 부팅하지 않고도 오디오 CD를 들을 수 있다. 5.1채널 스피커가 있어 홈시어터 시스템이 가능하며 주변기기와 간편하게 연결된다.

삼보컴퓨터는 아예 오디오비디오 전문 기업인 켄우드사와 제휴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드림시스 AV는 켄우드의 오디오와 모양도 꼭 같게 만들었으며 TV, DVD, MD, MP3 플레이어를 리모컨으로 쉽게 활용하도록 했다.

펜티엄Ⅲ 1.0㎓에 128메가바이트 메모리, 4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 등이 기본이며 179만원. 이 제품이 성공하자 노트북PC에서도 전원을 켜지 않고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드림북’을 내놓기도 했다.

LGIBM도 ‘싱크패드 R 울트라베이 2000’을 내놓고 DVD TV 오디오 등이 가능하게 했다.

삼성전자 정상근 상무는 “앞으로 PC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하면서 가정 안의 모든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홈 서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형화된 PC 개념을 벗어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주부용 아동용〓삼보가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주부용 PC ‘아피나’는 주방에 걸어두는 PC. 키보드가 접혀서 본체에 넣어져 있으며 설거지하다가 FM 라디오나 음악 CD를 들을 수 있고 전원을 켜서는 TV를 볼 수 있다. 열어서 펼치면 컴퓨터가 되는 이 PC를 삼보는 올해 중 한국에도 내놓을 계획이다. 셀러론 700㎒, 64메가바이트 메모리, 3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 등을 갖췄으며 일본 시판가격은 13만8000엔.

아동용 PC는 쇼핑몰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양이 단순하고 플라스틱이라 가벼워 유아들이 갖고 놀면서 컴퓨터 자판 등을 익히기 좋다. 삼성소프트의 피코플러스, 오리온 사이언티픽의 짚더로봇 등이 있다.

▽용도에 맞게 내 맘대로〓LGIBM은 회계학이나 금융계 종사자를 위해 노트북PC에 숫자 자판을 따로 넣은 제품 ‘R30’을 선보였다. 또 엔지니어용 모바일용 영업용에 맞게 디스크 드라이브를 주문 제작해 준다.

소니는 웹디자인, 프리젠테이션용으로 화질이 뛰어난 ‘PCG-FX990L’이 있다. 외부 모니터와 연결하면 해상도가 1400×1050까지 가능하며 추가배터리가 있어 야외에서도 오래 이용할 수 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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