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변호사 모셔와라”…엔론-앤더슨社 법정공방 대비

  • 입력 2002년 1월 18일 18시 04분


엔론사태를 둘러 싼 소송이 봇물을 이루면서 과거 정치적 스캔들과 대형사건의 변호로 명성을 얻은 거물급 변호사들이 ‘제 철’을 맞고 있다.

투자자들의 잇단 소송에 휩싸인 엔론과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내로라 하는 노련한 ‘스타’ 변호사들을 끌어들여 본격적인 검찰과 의회의 조사 및 법정 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엔론의 분식회계 등 장부조작에 책임이 있는 앤드루 패스토 전 회계책임자는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을 놓고 민주당 앨 고어 후보측의 수석변호인을 맡았던 데이비드 보이스를 선임했다.

보이스씨는 당시 치열한 법정 공방 내내 정연한 논리와 설득력 있는 변론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변호사. 그는 미 법무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삼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제소했을 때 법무부의 소송을 맡아 승소하기도 했다.

엔론 법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폴라 존스와의 성추문에 휘말렸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로버트 베넷 변호사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란-콘트라스캔들에선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를 맡은 바 있다.

또 엔론의 사외 이사들은 워싱턴의 저명한 변호사로 클린턴 전 대통령을 ‘화이트워터’ 스캔들로부터 구원한 닐 에글스톤을 동원했다. 그런가 하면 엔론의 최고경영자인 케네스 레이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한 검사 출신으로 형사사건 변호인으로 유명한 얼 실버트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

이에 맞서 엔론의 투자자들도 유명 변호사들에게 소송을 맡기고 있어 엔론 사태는 앞으로 불꽃 튀는 ‘변호사들의 전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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