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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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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부 의사들조차 포경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포경수술과 선진화를 비례관계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서울대 물리학과 김대식(金大植·38) 교수가 지난해 한해 동안 전국의 0∼92세 남성 5434명과 의사 26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7일 발표한 ‘비정상적으로 높은 남한의 포경수술 비율’이란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남성의 포경수술 비율은 60% 수준으로 3.2%에 불과했던 1960년에 비해 20배, 80년의 21.4%에 비해 3배정도 높아졌다.
연령층별로는 15∼19세가 95%로 가장 높았고 △10대 전반 88% △20대 전반 84% △20대 후반 80% 등으로 젊은층의 포경수술 시술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30대 후반부터 비율이 크게 떨어져 60대 후반은 17%, 70대 전반은 9%에 불과했다.
포경수술 전후의 성생활 차이에 대해서는 응답자 593명 중 79.9%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고 ‘부작용 등으로 성생활이 더 나빠졌다’고 대답한 경우도 13.2%나 됐다. ‘더 좋아졌다’고 답한 경우는 6.9%에 불과했다.
의사들의 포경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스웨덴 등 북유럽과 일본의 남성 가운데 포경수술을 받은 비율이 전체 남성의 1∼2%에 불과한 데도 9.7%의 의사만이 이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또 포경의 정의가 ‘성기의 귀두와 포피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의사가 56.9%나 됐다.
김 교수는 “의학적 효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지는 포경수술은 인권침해”라며 “국내에서 이처럼 포경수술 비율이 기형적으로 급증한 데는 의사들의 포경에 대한 무지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