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여우 빰치는 히딩크 용병술

  • 입력 2001년 12월 11일 18시 33분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다루는 데 ‘여우’다. 절묘한 ‘용병술’로 선수들을 사로잡는다.

▽사례1〓9일 한국-미국의 평가전. 컨페더레이션스컵 때인 5월30일 프랑스전을 빼고 A매치 전 경기 선발출장한 이영표(안양)가 스타팅에서 빠져 있었다. 선발 출장한 김남일(전남)보다는 이영표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던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도 예상치 못했던 라인업.

하지만 이것은 히딩크 감독의 계산된 기용이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영표가 그동안 잘해왔는데 혹 자만에 빠질 것을 염려해 의도적으로 김남일과 포지션 경쟁을 유도했다는 것. 결과는 대만족. 후반에 김남일을 빼고 이영표를 투입했는데 이영표는 그 어느 때보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사례2〓이날 스타팅으로 나온 김병지(포항)는 1월 홍콩칼스버그컵 때 지나치게 튀는 플레이로 신임을 잃었다가 오랜만에 ‘재평가’를 받는 장. 히딩크 감독은 1월 이후 ‘심리전’을 통해 김병지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김병지를 통해 이운재(상무)에게 자극을 주는 기회이기도 했다.

▽사례3〓한 사람만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 다른 선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해 결국엔 조직력이 깨질 수도 있다며 인터뷰를 제한한다. 인터뷰가 한 선수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대신에 가능한 한 많은 선수들을 언론에 노출시켜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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