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토요쟁점토론]교원정년 연장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30분


《21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교원정년 63세 연장 법안’에 대해 정부 여당과 학부모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29일 이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자민련 및 교원단체들은 교원정년 연장이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원 수급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다수의 힘으로 교육 개혁을 후퇴시킨 폭거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단체들은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찬성/사기진작-교원부족 해소에 도움▼

교원 정년단축은 해방이후 한번도 없었던 전국 교대생의 동맹휴업사태를 두 차례나 야기시켰고,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단기연수를 통해 초등교사로 임용키로 함에 따라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교원양성 체계의 기본 틀을 무너뜨리고 있다. 또 억지로 퇴직시킨 교원을 30%나 다시 채용함으로써 엄청난 교단혼란을 야기했다. 고령 교원은 곧 무능한 교원이라는 식의 일방적 퇴출은 전문직으로서의 자존심이 짓밟힌 교원의 사기저하로 이어져 오늘날 교실붕괴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따라서 정년연장은 교육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양산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교단정상화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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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은 초등교원 부족사태의 해소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교원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여러 차례 공언에도 불구하고 현재 초등학교에는 3407명의 기간제 교원이 있으며, 법정정원 대비 1만명 이상의 교원이 부족하다.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믿더라도 2002년 3753명, 2003년 7698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을 1년 연장하고 명예퇴직을 제한하면 2002년 1142명, 2003년 1488명 등 연인원 2630명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무리하게 확보하려는 2500명의 중초임용 숫자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5개의 교육대가 한 해에 배출하는 교원 수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퇴직대상자가 교장 교감이므로 별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는 교원수급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교장 교감이 퇴직하면 교사 중에서 누군가 승진해야 하고, 이는 교사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퇴직이 1년 연기되면 부족요인 자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교사를 그만큼 충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정년연장은 민의를 수렴하는 국회의 결정사항인 만큼 존중되어야 한다. 1998년 12월 당시 여당은 표결로 정년단축을 강행했다. 이번 정년연장 법안은 전체 국회의원의 과반수가 넘는 153명이 발의해 이미 3년 동안 심의를 거친 사항이다. 정책의 숙성기간을 거쳤음에도 여당이 이를 계속 거부하자 표결을 통해 처리한 것이다.

정년연장을 반대하는 여론은 교원의 질적 향상을 바라는 마음의 표출이다. 그렇다면 정부당국은 교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통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국민들이 세금부담이 높다는 여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세금을 깎을 것인지 되묻고 싶다. 여론의 숨은 뜻을 정책에 반영하는 정부의 전문성이 아쉽다.

나이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세계적으로 교원의 정년이 아예 없어지거나 65세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물리적인 나이보다 개인의 능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교원의 정년연장이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교원들의 꺾여진 사기와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중요한 일임을 인식하고 이를 교단안정을 위해 대국적인 차원에서 수용해주기 바란다.

이군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반대/교육개혁 뒷걸음…혼란만 부를 것▼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교원의 정년을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99년 1월 교원들의 고통을 동반하면서까지 정년단축이 단행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취해진 조치가 아니었다. 대표적인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국민의 절대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자마자 정년단축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엄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교원단체의 집요한 로비에 의해 시행된 지 채 3년도 되지 않아 중요한 교육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일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이들은 모든 교육붕괴의 원인을 정년단축에 두고 정년 환원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원의 사기진작과 부족교원 해소 방안을 두고 있는 데 이는 1년의 정년연장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원의 사기 진작은 정년연장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교원성과급에 대한 교사들의 집단 거부에서도 보았듯이 물질적 보상보다는 교사의 자율적인 교육권 확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의 존경과 사랑이 있을 때 교원의 사기는 올라가고 교원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년 연장 논쟁은 정년연장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교사들의 권위와 체면을 더욱 손상시키게 될 것이 틀림없다.

묵묵히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대다수 평교사는 정치적 목적에 야합하는 교원단체 지도부의 잘못된 행보를 부끄럽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와 학부모간의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정년 연장 논의를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특히 부족교원 해소문제는 터무니없는 일이다. 2002년에 정년 연장으로 남게 되는 교원은 초등이 726명, 중등이 1559명이지만 남는 만큼 신규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치에서 보면 수급에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초등교원 부족사태는 임용하려야 임용할 교원이 없는 경직된 초등교원 양성구조를 개편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경륜과 경험을 중시하고 경로의식을 함양해야 한다고 하는 연장 이유 등은 어린 학생들도 웃어버릴 유치한 논거에 지나지 않는다. 63세는 가능하고 62세는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이렇듯 객관성과 과학성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연장의 효과와는 반대로 교육현장과 사회에 미칠 혼란과 부작용은 엄청나게 예고되고 있다.

이에 우리 학부모들은 정치적 목적에 교육을 종속시킨 정년연장 강행 처리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운동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며, 더불어 학부모의 뜻을 저버리고 절망을 안겨준 정당에 대해서는 유권자로서의 힘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다.

유지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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