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9,10월 세계적 현악 연주 잇따라 열려

  • 입력 2001년 9월 25일 18시 42분


영화 ‘겨울 나그네’ 도입부는 김남윤씨가 연주하는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선율로 아름다운 가을날을 그려냈다. 바이올린이 있어 풍요로운 가을. 이유라 장영주씨의 무대를 잊어도 좋을 정도로 넉넉한 현악 무대가 9, 10월 잇따라 펼쳐진다.

먼저 김지연. 일본 덴온사에서 내놓은 프랑크 소나타, 생상 협주곡 3번 등 명연 음반으로 팬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그가 27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실내악 공연을 갖는다. 피아니스트 케빈 푸츠와 첼리스트 안드레스 디아스, 기타리스트 장승호 협연으로 파야 ‘스페인 민요풍의 6개의 소품’, 라벨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주’, 멘델스존 피아노3중주 c단조를 연주한다.

특히 눈길이 가는 곡은 스페인 민요를 바탕으로 꾸민 파야의 작품. 민속 선율을 직접 채용해 눈앞에 플라멩고 무희가 춤추는 듯 생생한 착각을 준다. 원곡에서는 피아노 반주를 사용하게 돼 있지만, 이번 무대에는 장승호가 기타로 스페인의 민속 분위기를 살려낸다. 완급(緩急) 조절과 매끈한 음색으로 절묘하게 분위기를 살리는 김지연이 어떻게 ‘끼’를 발휘할지 기대된다. 2만∼6만원. 02-780-5054

신세대 남성 비르투오조 (기악명인)의 대표주자인 러시아 출신 막심 벤게로프는 10월 16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 비탈리 ‘샤콘’,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 등 귀에 익은 명곡과 재즈 작곡가 로크우드가 그를 위해 작곡한 ‘재즈 협주곡’ 등 10여 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초점은 반주를 맡는 ‘앙상블 비르투오지(기악명인들)’. 1993년 러시아 출신 유대인 바이올리니스트들로 구성돼 올해 초 데뷔앨범을 내놓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벤게로프와 호흡을 맞춰 유럽 미국 등을 연속 순회 중이다. 벤게로프와 음악 및 성장배경 등이 완벽하게 동일한 이들은 앙상블에서도 ‘동색(同色)’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2만∼8만원. 02-598-8277

EMI 레이블의 수많은 명반으로 팬들에게 친숙한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치머만은 10월 28일 오후 7시반 역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부인이 한국인으로 알려진 만큼 서른 여섯 살에 처음 갖는 내한무대가 사뭇 서운하기까지 하다.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 협연으로 슈만 소나타 2번, 야나체크 소나타, 베토벤 소나타 10번, 바흐 무반주 소나타 1번을 연주한다.

그는 에디슨 상과 디아파종 상 등 세계 권위의 음반상을 수상하면서 안네 조피 무터와 함께 침체된 독일 현악계를 일으켜 세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적이고 분석적인 연주를 들려주면서도 화려함과 열정도 갖춰 특히 독일과 동유럽 정통 레퍼토리에서 인정받고 있다. 2만∼4만원. 02-598-8277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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