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설화에 바탕둔 창작무 '움직이는 산' 13일까지 공연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39분


‘늘휘무용단’의 창작 춤 ‘움직이는 산’이 12, 13일 오후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경상도 전라도 등지에서 구전되는 ‘움직이는 산’에 관한 설화가 바탕이 됐다. 극작가 이강백(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이 10여 년 만에 무용 대본을 썼다.

설화의 내용이 흥미롭다. 옛날에 수많은 산들이 움직였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산이 움직인다’고 외치자 산들이 우뚝 멈춰 섰다. 곳곳에 산이 들어서는 바람에 넓은 지역이 될 땅이 좁아졌고 사람들은 화전민 신세가 됐다. 남자들은 생활이 힘들어지자 ‘여자들 때문’이라며 원망하게 됐다고 한다.

이 작품은 ‘산이 움직인다’ ‘외침’ ‘둘러싸인 날들’ ‘천년과 하루’ ‘산을 움직여라’ 등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사적 관점에서 접근해 여성이야말로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닌 존재라고 주장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공존을 춤 언어로 강조한다.

97년 ‘색동너머’, 98년 ‘신 공무도하가’, 2000년 ‘샘’ 등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옮겨온 이 무용단의 작업과 맥이 닿아 있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의 춤사위는 화려하고 단아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묵직한 ‘선무(禪武)’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이채롭다. 이화여대 출신의 기존 단원들 외에도 이정윤 서성원 장해영 등 남성 무용수 3명이 객원으로 참가했다. 1만∼3만원.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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