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용수 가방은 공구박스?

입력 2001-09-04 18:47수정 2009-09-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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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펜치, 가위, 밴드, 반창고, 헝겊, 바늘, 실, 파스….”

지난달 31일 기자가 유니버설발레단(UBC) 연습실에서 ‘훔쳐’ 본 무용수 가방 안에 있던 물건들이다.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까?

크기가 조금 작지만 망치, 펜치, 가위는 우아한 ‘백조’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발레리나에겐 필수품. 토슈즈가 자신의 발에 맞지 않으면 부상당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 발레리나들은 틈틈이 토슈즈를 망치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드는가 하면 바늘, 실, 가위, 펜치 등으로 토슈즈의 모양을 조금씩 바꾼다.

반창고는 토슈즈를 신기 전 발가락마다 하는 테이핑에, 헝겊은 다시 발의 앞 부분을 감싸는 데 사용된다. 체중 전체를 가냘픈 발끝에 싣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부상 예방을 위해 취하는 필수적 조치들이다.

토슈즈 한 켤레의 가격은 3만∼6만원. 주역 무용수들은 보통 한 달에 6∼12켤레의 토슈즈를 쓴다. 실제 공연에서는 2켤레가 소모된다. UBC는 토슈즈를 무상으로 지급한다. 대신 ‘새 신’을 받으려면 ‘헌 신’을 ‘증거물’로 제시해야 한다.

문훈숙 단장은 “외국에서는 발레리나의 1년치 토슈즈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의 후원이 많다”면서 “UBC는 발레리나의 상징인 토슈즈를 매개로 팬과 무용수를 연결하는 후원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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