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자민련 'JP대망론' 공식화…대권구도에 큰 파장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53분


그동안 수면 아래서 산발적으로 거론돼온 ‘JP 대망론’이 일단 정치권 공론의 장(場)에 띄워 올려졌다.

최근 자민련 주변에서 거론됐던 ‘JP 대망론’은 다분히 분위기 탐색용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던 게 사실. 그러나 29일 자민련이 ‘JP 대망론, 국민의 바람이며 역사의 순리입니다’는 제목의 공식 문건을 통해 ‘JP 대권후보론’을 공론화함으로써 이 화두는 정치적 상상력의 영역으로부터 만만치 않은 함의(含意)를 지닌 현실적 변수로서 정치권에 던져진 셈이다.

JP가 종전 자주 보였던 행태처럼 여론 탐색이나 당 추스르기 혹은 입지강화를 겨냥해 이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올 봄까지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할 때 ‘킹메이커’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에 머물던 JP의 언급이 5월 ‘소이부답(笑而不答·웃으며 답하지 않는다)’에서 이달 초 뉴욕 방문시 ‘경륜있는 지도자론’으로까지 미묘한 변화를 보여온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 같은 흐름이 당정전반에 걸친 DJ의 통제력 약화현상과 상당부분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단순히 DJ 압박용을 넘는 의미심장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의 한 핵심관계자도 이날 “이 문건의 발표는 우리 당이 집권을 향해 나가려는 노력의 시작”이라며 “이제 대권구도 자체가 JP를 중심으로 다시 짜여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당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일대토론이 벌어질 30일의 당무위원 소속위원 연찬회를 하루 앞둔 데다 JP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문제에 대해 작심한 듯 분명하게 사퇴요구를 하고 나선 시점에 문건이 공개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그간 작성자가 불분명한 비공식 문건들이 어지러이 흘러다녀 물의를 빚었으나 이제 당에서 정식 계통을 밟아 작성한 문건을 만들어 내놓게 된 것”이라며 문건이 JP의 ‘심중’을 담은 것임을 시사했다.

물론 아직도 이 같은 자민련측의 움직임을 JP의 의지가 실린 행보로 보기보다는 자민련 관계자들의 ‘자구행위’의 일환으로 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심지어 간헐적으로 흘렸던 ‘JP 대망론’이 생각보다 크게 확산되지 않자 결국 공식적인 대응으로 논의에 불을 지피려고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여권핵심부에서 조차 ‘JP 단일후보론’에 대한 호응이 존재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 한 여권 핵심인사는 “내각제 개헌을 전제한 3당 합당과 JP 단일후보론은 DJ로서도 끝까지 버리기 어려운 카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무튼 JP 대망론은 앞으로 복잡 다단하게 전개될 여야 내부의 대권후보군간의 역학구도와 맞물려 현실화 여부가 판명되겠지만 대선가도에서 하나의 중대한 변수가 될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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