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육상에 아마는 없다?”

  • 입력 2001년 8월 2일 19시 04분


국제육상연맹(IAAF)은 2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벌어지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총회를 갖고 연맹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 1912년부터 89년간 사용해오던 아마추어(Amateur)라는 단어를 삭제하기로 한 것. 그러나 IAAF라는 영문 이니셜에는 변함이 없다.

국제육상연맹의 종전 영문 명칭은 International Amateur Athletics Federation. 새로운 이름은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s Federations로 머리글자만 놓고 보면 전과 변함이 없도록 ‘교묘하게’ 이름을 바꿨다.

IAAF의 이런 결정은 더 이상 육상이 아마추어 종목이 아니라는데 각국의 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 IAAF는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승용차 등 부상을 제공했고, 세계 기록을 세운 선수들에게는 상금도 지급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의 개막 경기로 4일 벌어지는 남자 마라톤에도 우승 상금 6만달러, 세계 기록 상금 10만 달러 등이 걸려 있다. 세계의 유명 육상 선수들이 각종 스폰서비와 광고 수입으로 ‘억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선 지는 이미 오래된 일.

IAAF의 조르지오 레이네리 대변인은 “육상 선수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것은 팬들이 보기에도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명칭 변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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