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케네디家 내년 중간선거 7명 출사표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45분


‘케네디 가문의 영광을 다시 한번….’

내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7명의 케네디 2세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진다. 케네디 가문 역사상 가장 많은 수다. 5명은 주지사에, 2명은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 중 2명은 케네디가의 사위들이다.

케네디 2세들이 내년에 대거 출마하는 것은 이들이 30, 40대가 돼 정치무대 전면에 나설만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 미국의 또 다른 정치 명문가인 부시 가문에서 대를 잇는 대통령이 탄생한 것도 케네디 2세들로 하여금 출마를 서두르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탁월한 정치자금 모금 능력도 케네디 가문 정치인들이 주저없이 선거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다. 에드워드 케네디의 아들인 패트릭 케네디는 지난해 선거기간 중 민주당 하원의원으로는 가장 많은 97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끌어 모으는 실력을 발휘했다.

현재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케네디 2세는 메릴랜드 주지사에 도전하는 로버트 케네디의 장녀 캐서린 케네디 타운젠드. 현재 메릴랜드주 부지사인 타운젠드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감이라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정치력을 인정받고 있다.

가문 명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차근차근 정치 경력을 쌓은 케네디 2세일수록 당선 가능성이 높은 편. 정치평론가인 노에미 에머리는 “선거에 몇 번 떨어져보고 가문의 텃밭인 매사추세츠주에서 출마하지 않는 케네디 2세일수록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치판에서 ‘고생’을 많이 한 패트릭 케네디 의원이나 타운젠드 부지사가 그런 사례”라고 말한다.

반면 케네디 가문의 후광에 크게 의존하는 2세 정치인은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인 맥스 케네디는 정치경력이 전혀 없이 매사추세츠에서 하원의원 출마를 준비하다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밀리고 대중 연설 능력이 딸린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최근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한편 존 F 케네디 전대통령의 여동생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의 딸과 결혼한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최근 혼외 정사 사실이 들통난 후에도 계속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지만 당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