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지구의 풍부한 환경은 나무때문"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1분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버너 교수는 최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지구시스템 프로세스 회의’에서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는 나무가 나타나면서 지구가 지금처럼 생물, 특히 포유류가 풍부한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3억8000만년 전까지 지구에는 이끼나 조류만이 있었으며, 나무는 없었다. 그러나 처음 등장한 나무가 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산소를 늘리는 ‘공기정화기’ 역할을 하면서 지구의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버너 교수는 “나무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암석을 풍화시키고 흙 속에 있는 영양분을 흡수했으며, 이 때문에 칼슘 등 암석에 있는 많은 무기질이 땅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대기 속에 많았던 이산화탄소는 암석에서 나온 칼슘 또는 마그네슘과 결합하면서 바다 속으로 씻겨 내려간 것이다. 또 나무는 딱딱한 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탄소를 소비했다.

이러한 과정과 나무의 광합성을 통해 대기 속 이산화탄소는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광합성을 통해 산소가 크게 늘어났으며, 지구는 포유류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다.

버너 교수는 “나무가 지구 깊숙이 저장했던 탄소가 최근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다시 대기 속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며 “열대우림이 점점 사라지고 지구온난화 현상은 거세짐에 따라 지구의 환경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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