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업] 정몽헌씨 금융업도 손뗀다…현대증권 지분 포기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2분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마침내 금융업에서도 손을 뗀다.

24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자신과 현대상선 등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 19.8%를 미국 금융회사인 AIG측에 넘기기로 하고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자간 협상이 이번 주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협상이 타결될 경우 경영권은 AIG측으로 넘어가게 돼 있어 정 회장의 금융업 경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현대측과 AIG측이 현대증권 지분에 대한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곧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도 최근 국회 정무위에 이 내용을 보고해 AIG의 현대증권 인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투신 매각과 관련해 정부측 희망대로 6월말 안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해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회장측은 그동안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을 AIG측에 매각한다 해도 2대 주주로서 경영을 계속해 맡는 방안을 희망해 왔다.

그러나 현대측은 현대증권의 2대 주주로 남아 있더라도 현대생명 부실책임 때문에 각종 인·허가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현대증권을 완전 매각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에 따라 현대상선을 그룹의 핵심기업으로 삼고 현대아산 현대택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종합상사 등 5개 기업을 주력으로 하는 새로운 그룹 재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이들 5개 기업을 중심으로 돈 되는 사업만 수행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계열사별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부를 집중적으로 골라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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