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우표없는 편지 우체국 배려 덕분에 주인 찾아가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26분


통신이 발달된 요즘 많은 사람들은 편지 대신 e메일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렇지만 마음 속에 간직한 생각을 진솔하게 전하고 싶을 때는 아날로그식 편지가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어 사흘에 한 번 꼴로 집에 가는 나는 아내와 못 다한 얘기를 항상 편지를 통해 주고받는다. 그런데 며칠 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은 뒤 우표를 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한 마음에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우체국 직원은 “제가 붙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반신반의했지만 그 후 아내는 편지를 잘 받았다고 감격해 했다. 우표가 붙어 있더냐고 물었더니 잘 붙어 있다고 했다.

그 우체국 직원의 조그만 친절을 잊을 수 없어 이렇게 글을 보낸다. 사소한 우표 한 장이지만 내 마음을 보낸 편지가 우표 때문에 배달되지 않고 버려졌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는가. 또 우표가 없는 편지가 배달된다고 해도 아내가 무슨 일인가 하여 놀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부부의 아날로그식 사랑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한 아날로그 우체국의 정성이 너무도 고맙다. 전자우편이라면 이 같은 체험을 못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도 아날로그 업무에 충실한 강원 인제우체국의 모든 직원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이 재 운(회사원·강원 인제군 인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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