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페더컵]日 쿠데타냐…佛 진압이냐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49분


프랑스와 일본의 축구 친선 경기가 벌어진 3월 25일 프랑스 생드니스타디움. 처음에는 “프랑스도 꺾을 수 있다”고 자신하던 일본 대표팀 트루시에 감독의 표정은 시간이 지날 수록 굳어졌다. 전반 11분 지단의 페널티킥 골을 시작으로 앙리, 윌토르에 이어 트레제게의 연속골까지. 일본은 0-5, 일방적으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트루시에 감독은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후 2개월반. 이번에는 홈팀이 바뀌었다. 10일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2001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은 설욕을 다짐하며 나선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일본보다는 한 수위라고 평가받는 프랑스로서는 다소 느긋한 입장. 그러나 일본 홈관중의 열렬한 응원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 대회의 유일한 무패팀인 일본은 최근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승부에서 골을 성공시킨 프랑스 선수 중 윌토르를 제외한 4명이 이번 대회에 빠져 있다는 것도 일본이 희망을 가질 만한 점. 프랑스는 실질적으로 ‘1.5군’인 데다 원정의 피로도 겹쳤다.

‘천재 미드필더’ 나카타가 결승전을 앞두고 소속팀 AS로마로 돌아간 일본은 그 자리에 오노 또는 모리오카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다 코지, 핫토리, 우에무라 등이 이끄는 수비 라인으로 프랑스의 송곳 같은 공격을 막아낸다는 입장. 니시자와와 나카야마가 투톱으로 최전방에 배치되지만 전반적으로 수비 위주의 전술 운용이 예상된다.

주전들이 몇 명 빠졌다고는 해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프랑스의 전력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드사이와 리자라쥐를 주축으로 한 ‘철통’ 수비가 건재한 데다 미드필드를 자유자재로 휘젓는 피레의 넓은 시야와 개인기는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감으로 손색이 없다. 아넬카 윌토르 등 득점력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스트라이커들이 컨디션만 정상을 찾는다면 프랑스로서는 우승 여부가 아니라 “몇 점차로 이기느냐”가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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