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lley리포트]온라인분쟁 온라인으로 푼다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29분


온라인거래의 문제를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필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탐 슐라씨는 최근 온라인거래에서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eBay를 통해 구입한 중고 골프채가 문제였다. 물건을 받고 보니 상태도 나쁜데다 그에게는 쓸모없는 왼손잡이용 채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슐라씨가 eBay 사이트에서 찾아낸 것은 스퀘어트레이드(SquareTrade)가 제공하는 분쟁중재절차.

스퀘어트레이드는 메킨지의 컨설턴트였던 스티브 애벌니티가 세운 온라인 분쟁중재회사이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의 분쟁해결 경험을 갖고 온라인시장에 진출했다. eBay, eLance, DoveBid 등의 공식 분쟁중재자로 나선 이 회사가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처리한 분쟁건수는 약 50,000건. 이 회사가 추구한 전략은 빠른 온라인 거래속도에 발맞추어 분쟁중재절차도 최대한 온라인으로 자동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변호사나 중재전문가의 업무절차를 발판으로 표준 분쟁중재절차를 마련했다. 슐라씨와 같은 피해당사자가 피해사항을 온라인서식에서 체크하면, 이 정보를 판매자에게 전달해서 온라인상으로 그 대책을 체크한다. 이 온라인 분쟁중재절차는 당사자간 불필요한 감정대립을 피하게 하며 문제의 본질에 냉정하게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일단 사실확인작업이 끝나면 온라인 분쟁해결절차에 들어간다. 우선 당사자간 온라인채팅창이 마련되고 그곳에서 해결절차가 모색된다.

이러한 자동중재서비스에 의해 해결되지 않는 경우는 약 10%. 이 경우는 약 250명의 중재인이 직접 개입하며 그 중재과정 역시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스퀘어트레이드의 자동중재서비스는 공짜다. 대신 이 회사는 분쟁중재절차를 위임한 온라인시장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온라인시장은 자사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대가로 스퀘어트레이드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온라인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감과 신뢰성이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과 제휴하는 것이 일반적 방법. 그러나 그 이전에 온라인으로 최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스퀘어트레이드는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실현한 시장기반의 사업자이다.

시장기반이 크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신뢰기반 구축노력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바로 가칭 온라인사업자협회, 온라인소비자협회, 온라인거래중재위원회의 삼각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온라인거래의 법제도적 신뢰기반을 미리 구축하는 것이다.

“불은 불로 끈다”는 말이 있다. 온라인거래의 문제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changsg@stanford.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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