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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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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돼 모두 노심초사하는데 진로지도나 취업정보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요.”(이화여대 L양)
대학생들은 대학 교육에 C학점을 줬다.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7명은 교수와 강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고 교수들은 학생 면담이나 취업 진로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의뢰로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가 전국 19개대 대학생 29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교육수요 만족도에 관한 조사연구’에서 드러났다.

▽교수 만나기가 힘들다〓‘교수 접근성’에 대해 대학생들은 ‘불만족’(33.9%) ‘매우 불만족’(15.8%) 등 49.7%가 불만을 터뜨렸으며 ‘만족한다’는 대답은 14.6%에 불과했다. 교수를 만나 상담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
이 같은 불만은 의학 예체능 자연계열에 비해 인문 사회 사범계열이 높았으며 대학 1, 2학년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강의의 질에 대해서는 54.7%가 ‘보통’, 13.6%가 ‘불만’이라고 응답해 68.3%가 교수의 강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양한 학습방법에 대해 ‘불만’ 32.9%, ‘보통’ 46.3% 등 79.2%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성적이 나쁜 학생일수록 교습방법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교수들이 과제물을 제대로 평가해 그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등 불성실하다는 대답도 45.9%나 됐다.
▽행정서비스 엉망〓‘행정서비스의 질’에 대해 43.2%가 불만족을 표시했고 45.2%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행정 직원의 전문능력은 59.5%가 ‘보통’, 25.5%가 ‘불만’이라고 대답했다.
장학금(83.8%) 실험실습실(54%) 운동시설(59.5%) 등에 대한 불만도 높아 대학들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취업 진로지도 뒷전〓교수들이 취업 및 진로지도에 열성을 쏟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39.8%가 불만, 39.8%가 ‘보통’이라고 대답한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여기에 진로지도 및 상담체제도 51.9%가 ‘불만’, 39%가 ‘보통’으로 나타나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진로지도와 상담체제는 학년이 높을수록,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일수록 중요하게 여겼으며 이에 대한 만족도는 학년이 높을수록 떨어졌다.
연구책임자 고려대 권대봉(權大鳳·교육학)교수는 “대학들이 수요자 중심의 교육에 인색해 대학생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은 셈”이라며 “세계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 향상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