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국수 전집 발간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42분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국수(78)의 전집이 최근 발간됐다.

3권으로 발간된 ‘대 국수 조남철 전집’은 1942년부터 94년까지 조 국수의 기보 235국이 실려 있다. 기보를 기록하지 않는 예선 대국을 제외하면 공식 대국을 거의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는 셈. 국내 기사 중 전집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집을 펴낸 김진호씨(38)는 바둑계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인물.서울 을지로에서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2년전 평소 알고 지내던 박성균 아마 7단으로부터 “현대 바둑사를 정리할 전집을 내보라”는 권유를 받고 이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기보를 찾기 위해 한국기원 자료실, 국립중앙도서관, 동아일보 등 서울과 지방의 언론사 등을 두루 돌아다녔다. 자료를 모으는 데만 7개월이 걸렸다.

또 책의 격조를 살리기 위해 종이도 우리나라 고유의 닥종이를 사용했으며 편집과 제본도 고서본 방식을 재현했다. 이렇게 정성을 쏟다보니 제작비만 2억원이 들었다.

바둑 실력이 두 자리 급수라는 김씨는 “한국 바둑의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 만들었다”면서 “전집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조 국수에 대한 간단한 약력만 넣고 기보 해설은 없앴다”고 말했다.

바둑평론가 이광구씨는 “바둑계가 현대 바둑사에 대한 체계적 정리와 서술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책이 나와 다행이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며 “앞으로 바둑계가 역사 자료를 정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 02―945―8081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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