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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0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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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을 마시면, 너는 영원히 어린애로 머무는 거야.”(본문55쪽)
위니는 동화를 믿지 않았다. 마술 지팡이를 원한 적도, 왕자와의 결혼을 꿈꾼 적도 없다. 그런 위니가 어느 날 이상한 가족을 만났다. 87년 전, 우연히 트리갭 숲 속의 옹달샘에서 물을 마신 뒤 더 이상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가족들을.
“나도 죽기 싫어요.” 열 살 짜리 위니가 불쑥 말했다.
“물론이지” 그들의 아버지인 터크가 조용하게 말을 받았다. “지금은 아니지. 지금은 너의 때가 아니야. 그러나 죽는 것도 수레바퀴의 한 부분인 거야. 태어나는 것과 함께.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만 골라 가지고 나머지만 버릴 수는 없는 거야. 수레바퀴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야. 끝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거든. 죽는 것 없이는 사는 것도 없어.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것, 이것은 그러니까 사는 것도 아닌 거야. 그저 있는 거야. 길가의 돌멩이처럼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구!”
그러나 열 일곱 살에 샘물을 마시고 87년 동안을 그 나이로 살아온 아들 제시는 위니에게 속삭인다.
“넌 나랑 동갑이 되는 육 년 뒤, 열 일곱 살에 그 샘물을 마시면 어때?그리고 나서 나랑 같이 떠나는 거야! 결혼도 하고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것을 구경하고 즐기는 거야. 너랑 나랑 둘이서 영원토록 재미나게 사는 거야. 그러면 우리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열 일곱 살일 거야. 어때?”
시간과 영원의 문제, 삶과 죽음의 문제를 품격 있게 다룬 장편동화다. 열살 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쉰 살이 되어 다시 읽어도 똑같은―때로는 오히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발견 할 수 있다는 말을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이 책을 4학년 이상의 아이들과 40이 넘은 분들에게 권한다.
나탈리 배비트 지음 장숙희 그림 최숙희 옮김, 204쪽 5800원 대교출판(아침햇살아동문학회)
achs003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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