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韓-美 기술株 ‘화려한 부활’…낙폭과대 인식확산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30분


미국 인텔의 실적발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 금리인하가 꺼져가던 기술주의 불씨를 되살렸다.

신경제의 대표주자를 자처하며 호황을 주도해왔던 기술주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나스닥 폭락과 함께 힘없이 무너지면서 거품론에 시달려 왔다. 반도체 통신 인터넷 업종의 주가는 지난해초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며 신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또 다시 기술주의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게 됐다. 금리인하 발표이후 나스닥에서 알만한 기술주는 대부분 10% 이상 올랐다. 국내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대형 반도체 통신주가 모두 10% 안팎 오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다음 등 ‘닷컴주 3인방’은 전일에 이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의 추세적 순매수가 기술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 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반등 분위기는 마련돼 있지만 아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추세적 반등을 자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술주 상승 이유와 전망〓가장 큰 이유는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는 것.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시장이 안정되면서 상승 분위기가 형성되자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기술주로 매기가 몰리고 있다”며 “24일까지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 미국증시의 악재는 대부분 소화될 수 있어 기술주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의 거품이 상당부분 걷힌 것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기술주와 가치주의 주가 비교 그래프를 보면 1998년 1월 이후 2000년 3월까지 기술주는 가치주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 다시 큰 폭으로 하락, 현재는 가치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거품이 상당부분 사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주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고 1분기 실적이 바닥인지 여부를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대세 상승의 걸림돌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과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 사정이 그만큼 걱정스럽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며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첨단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한 기술주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의 또 다른 수혜주는〓금리인하와 함께 무서운 매수세를 보이는 것은 역시 외국인.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그만큼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19일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주와 증권주, 통신관련주 등을 집중 매수했다. 하지만 최근 7일간 1조2000억원을 추가로 쏟아부은 외국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매수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증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낙폭과대주를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았으며 매기가 분산되는 시점부터는 중저가 대중주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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