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대 김종인군 1급장애 친구 고교때부터 수발

  • 입력 2001년 4월 16일 21시 36분


혼자서 움직이기 힘든 친구를 위해 4년째 따뜻한 우정을 나눠온 대학생이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주위의 찬사를 받고 있다.

화제의 ‘남자 천사’는 경남 창원시 창원대학교 특수교육과 2학년 김종인(金鍾仁·20)군.

그는 하반신의 근육에 힘이 빠지는 ‘근이양증’을 앓고 있는 1급 장애인 친구 이근경(李劤俓·20·지방자치학과 2년)군의 또 다른 수족(手足)이다.

두 사람의 우정은 고교 시절인 98년 마산 창신고 2학년때 싹텄다. 종인이는 혼자서는 움직이기 힘든 같은 반의 근경이를 교내외에서 업고 다니며 수발을 들었다.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서였을까. 기독교 신자인 근경이는 고교 3년때 종인이가 다니던 교회로 옮겼다. 종인이는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은 근경이가 교회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종인이의 ‘벗 사랑’은 지난해 근경이와 함께 창원대에 입학해서도 변함이 없었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것도 근경이와 함께 하면서 생긴 장애인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종인이는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근경이의 뒷바라지를 위해 대학측에 요청해 기숙사의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 그는 숙식을 함께 하며 근경이가 화장실과 강의실을 오갈 때 마다 도와주고 있다.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에 대학측도 올들어 두 사람이 사용하는 기숙사의 방(2인 1실)을 터 3평에서 6평으로 늘려주었다.

또 대학측은 20일 특수교육과 장애인의 날 행사때 김군에서 표창장을 수여키로 했다.

김군은 “친구에게 도움을 줄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없는 보람”이라며 “근경이를 위해 4학년을 마친뒤 입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군은 “많은 시간을 기꺼이 함께 해주는 친구이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