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김미현 연장접전 끝 아쉬운 준우승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용은 그렸지만 눈을 못찍었다.’

미소를 보내던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고개를 돌려버렸다.

전날까지 선두와 11타차. 누가 봐도 우승은 물 건너간 것 같이 보였지만 믿기 힘든 몰아치기로 대 이변을 연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15일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2·6349야드)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오피스디포(총상금 80만달러) 최종 3라운드.

김미현(24·%016)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로 코스레코드인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공동 선두가 된 김미현은 시즌 첫승을 노리며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맞섰으나 아쉽게 물러서고 말았다.

18번홀(파3·155야드)에서 벌어진 연장 첫 번째 홀. 소렌스탐이 친 티샷은 홀컵 4m지점에 떨어진 반면 김미현의 샷은 왼쪽으로 휘어지며 그린을 넘겨 러프에 빠졌다. 김미현의 세컨드샷마저 짧아 결국 3온, 안전하게 파를 세이브한 소렌스탐에게 퍼팅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우승컵을 내줬다.

김미현은 “연장에서 강한 바람 때문에 세게 친다는 게 그립까지 안 잡혀 미스샷이 나 안타까웠다”며 “부상도 거의 다 회복돼 쇼트게임과 코스 공략에 적응해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공동 9위였던 소렌스탐은 LPGA투어 사상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3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여태껏 4연속 우승은 62년과 63년에 미키 라이트가 2차례 이뤘으며 캐시 워트워스가 69년에 기록한 뒤 32년 만에 통산 4번째.

▼오피스디포 최종성적▼

순위선 수스코어
1*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6210(71-73-66)
2김미현-6210(70-75-65)
3팻 허스트(미국)-5211(67-67-77)
10펄 신-1215(74-70-71)
31한희원+3219(72-72-75)
38장 정+4220(74-75-71)
58박지은+8224(76-73-75)
76박희정+13229(74-73-82)
*는 플레이오프 승자, 컷오프(+5) 탈락 한국 선수 : 박 세리(+6) 강수연(+8) 하난경(+17)

또 소렌스탐은 우승 상금 12만달러를 보태 통산 상금 695만7044달러로 벳시 킹(684만7284달러)을 제치고 통산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시즌 상금도 가장 빠른 6개 대회만에 70만달러를 돌파, 75만6448달러를 마크해 2위 캐리 웹(32만5520달러)에 2배 이상 앞서며 독주체제를 갖췄다.

이밖에 2라운드에서 선두 팻 허스트(미국)에게 10타나 뒤져있다 승부를 뒤집어 최다 타수차 역전우승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85년 머핀 스펜서 데블린이 마스터스카드 인터내셔널 프로암에서 세운 8타차.

특히 소렌스탐은 올해 거둔 4승 가운데 3승을 한국 선수를 2위로 밀어내며 거둬 ‘코리안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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